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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생존학생 "해경,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증언

입력 : 2015-01-27 14:30:11 수정 : 2015-01-27 15: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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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에 탔다가 구조된 단원고 학생이 "(침몰 당시) 해경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대기했다"며 "한명이라도 더 도와줬음 좋았을 것이다"며 울먹였다.

단원고 학생 A군은 27일 오후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 목포해경 123정 정장 김경일 경위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말했다.

A군은 좌현 갑판과 인접한 레크리에이션룸 앞에 있다가 배가 좌현 쪽으로 기울자 우현 방향으로 기어 올라가 헬기로 구조됐다.

A군은 여학생 등 급우들의 대피를 돕다가 물이 차오르자 자신도 대피해 가까스로 구조됐다.

A군은 "갑판으로 나오라든지, 바다로 뛰어들라든지, 퇴선을 유도한 해경이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123정이 구조를 위해 현장에 도착한 사실조차 몰랐다"는 A군은 "세월호와 가까운 바다에 구명보트가 펼쳐져 있거나 해경 배가 있었다면 우현으로 올라가지 않고 바다로 대피했을 것이다"고 했다.

A군은 "선내 안전 펜스를 딛고 구조를 기다렸을 때 헬기 소리가 크게 들렸고 해경을 처음 봤다"라며 당시에 해경이 뭐했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대기했다"고 답했다.

이에 방청석을 가득 메운 피해자 가족 100여명은 웅성거렸다.

A군은 "제가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재판의 쟁점(피고인의 주장) 중 하나가 세월호가 너무 기울어 움직이기 어려워 선내 진입을 못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 그림(법정 모니터에 제시된 선체 구조 도면)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언에 나선 생존 학생 B군도 구조 당시 해경의 도움이나 퇴선 유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B군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검사의 물음에 "우리 반에서 저 혼자 물밖에 얼떨결에 나왔다"며 해경을 원망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승무원 재판 1심에서도 증인 출석한 A, B군 외에 끝까지 승객 구조활동을 벌인 화물차 기사 김동수씨도 증언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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