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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만한 아우없다”… 우승은 맏형 어깨에

입력 : 2015-01-28 20:51:03 수정 : 2015-01-28 20: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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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호주 결승전 창·방패 대결 ‘형만한 아우없다’

한국과 호주가 31일 오후 6시(한국시각) 아시안컵 정상을 놓고 벌이는 결승전은 ‘맏형들의 대결’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요약된다.

케이힐·차두리
55년 만에 아시아 정상 탈환을 노리는 대표팀의 ‘맏형’ 차두리(35·FC서울)와 ‘사커루’의 최고참 팀 케이힐(36·뉴욕 레드불스)은 ‘노장’이라는 말이 어색할 정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차두리는 수비수, 케이힐은 공격수여서 양팀의 대결이 방패와 창의 싸움으로 요약되는 이유 중 하나다.

차두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축구지존’. 브라질월드컵 때 탈락의 아픔을 겪고 방송해설을 했던 차두리는 오른쪽 풀백으로 노련한 수비와 폭발적인 돌파로 대표팀의 무실점과 전승을 이끌고 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던 선수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에너지가 폭발적이다.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현역에서 물러나려 했으나 독일 출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으며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차두리는 지난 13일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도움 1개씩을 기록했다. 우즈베크전에서 보여준 70여m 돌파는 ‘차미네이터’라는 별명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명장면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이름을 알린 차두리는 당초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전 감독의 아들로 더 유명했다. 하지만 꾸준히 기량을 갈고닦은 결과 A매치 74경기(4골)에 출전하며 대표팀의 주축으로 우뚝 섰다. 차두리는 이제 아버지도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 정상까지 눈앞에 두게 됐다.

케이힐은 두말할 필요 없는 호주 축구의 영웅이다. A매치 81경기에 출장해 39골을 터뜨린 공격의 핵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요한 순간에 이름값을 해냈다. 8강에서 만난 중국은 탄탄한 조직력으로 무장해 부담스러운 상대였지만 호주는 케이힐의 멀티골을 앞세워 2-0으로 낙승을 거뒀다. 가공할 헤딩 슛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힐은 이 경기에서 유연성을 자랑하며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준결승에서도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UAE 수비수들이 케이힐을 막느라 공간을 내주는 바람에 호주의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특유의 권투 세리머니로 유명한 케이힐은 경기 흐름을 지배하는 스타성도 갖추고 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수만명의 홈 관중을 열광시키며 분위기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 선수다.

차두리와 케이힐은 주장 완장을 차고 있지 않지만 주장 못지않은 리더십으로 팀을 조율하며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들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은 양 팀의 안정감과도 직결된다. 이번 아시안컵 결승은 차두리와 케이힐 모두 대표선수로 뛰는 마지막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베테랑은 다시 한 번 축구화 끈을 동여매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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