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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아빠' 뺑소니범 은폐 위해 차 수리했다, 잡힐 것 같자 자살 결심도

입력 : 2015-01-30 12:37:47 수정 : 2015-01-30 20: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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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빵 아빠' 강모(29)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났떤 피의자 허모(37)씨가 소주 4명을 먹은 만취상태에서 차를 몰다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람을 친 줄 몰랐다"라는 허씨의 말과 달리 경찰은 "허씨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같다"고 했다. 
30일 수사본부장인 박세호 청주 흥덕경찰서장은 브리핑을 통해 허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허씨는 사고 차량을 농촌 부모 집으로 옮긴 뒤 부품을 사서 직접 수리하는 등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부품을 자신이 구입한 사실이 경찰에 알려지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에 자살을 시도하려다가 부인의 설득으로 자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날 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현장 검증을 할 계획이다.

다음은 박 서장과의 일문일답.

-허씨가 자수하게 된 동기는.

▲경찰이 천안의 부품대리점에서 윈스톰 부품을 판매한 것을 확인하고 지난 29일 카드 전표를 확보했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해당 신용카드사에 사용내역 조회 협조를 요청했고 카드사에서 피의자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는 걸 느낀) 허씨는 (자살하려고) 소주와 수면제를 장만해 산에 올라갔으나 마을을 바꿔 하산한 뒤 부인으로부터 "이미 경찰에 자수의사를 밝혔다"는 설득 전화를 받고 자수했다.

- 사고 발생 19일 만에 뒤늦게 자수한 이유는.

▲범행 나흘 뒤에 언론을 통해 사망 사고를 낸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죄책감을 많이 느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주변을 정리하다가 기회를 놓쳤다고 진술했다. 그러다 신용카드사의 전화를 받고, 부인을 통해 윈스톰이 용의차량으로 특정됐다는 언론 보도를 확인한 뒤 심적 압박감을 느껴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

- 허씨는 사고 당시에는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했다는데.

▲사고를 낸 뒤 운행한 코스는 아는 사람 이외에는 잘 가지 않는 길이다. 뒤에 추적해오는 차량이 없었다고 한 진술로 미뤄 사고 당시 치인 것이 사람일 수도 있다라는 것을 인지했을 것으로 본다.

- 허씨가 음주운전을 했다는데.

▲동료 2명이 함께 술을 마셨는데 혼자 4병가량 마신 뒤 음주운전을 했다고 했다.

- 사고 차량을 부모의 집에 두고 직접 수리했다는데, 이유는.

▲지난 21일 음성 부모 집에 차량을 옮겼고 사흘 뒤인 24일 부품을 구입, 직접 수리했다.

차량을 압수해보니 수리한 곳도 있고, 약간 파손된 흔적 그대로 둔 곳도 있었다. 수리업체에 맡기면 범행이 발각될까봐 그랬던 것 같다. 친구에게 범행 사실을 말하지 않은 채 함께 천안에 가서 부품을 사서 수리했다.

- 아내에게는 범행 사실을 털어놨나.

▲허씨는 사고 당일 술에 만취해 들어와 부인에게 털어놨다고 말했다. 토요일 새벽에 들어와 온종일 자고, 일요일께 차량이 부서진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사건 초기 경찰이 용의차량을 BMW로 특정한 이유는.

▲피해자를 부검한 결과 다리에 생긴 골절부위가 승용차 차체 높이와 비슷했다. 처음에 확보한 폐쇄회로(CC)TV상에도 사고 지점을 통과한 뒤 대로변으로 나간 차량은 BMW뿐이었다. 피해자가 차에 치어 30m가량 붕 떠서 떨어진 점으로 미뤄 과속한 것으로 판단했다. 과속을 하려면 직진했을 것이라 추정한 것이다.

-사고현장에서 불과 170m 떨어진 지점에서 윈스톰 차량이 찍힌 CCTV를 뒤늦게 확보한 이유는.

▲저희들의 불찰이다. 새로운 CCTV를 발견해 결과론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현상금은 신고자인 부인에게 주나.

▲현상금에 대해서는 규정과 절차에 따르겠다.

- 피해자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무단횡단 한 것인지 비난이 일자, 사실여부를 가려달라고 요구했는데.

▲사고 장소는 교차로이지만 횡단보도는 없다. 현재로서는 무단 횡단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횡단보도 설치 여부를 검토하겠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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