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는 동료 의원의 속내를 파악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다. “암, 도와드려야죠. 열심히 하시라.” 한 표를 호소하는 원내대표 후보 앞에서는 의원들이 좋은 말만 하기 때문이다. 후보들은 이 말을 믿어야 할지 말지 분간이 안 된다고 토로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을 사흘 앞둔 30일 인터뷰에 응한 의원 10명은 투표 기준과 관련해 평소 인간관계, 내년 총선, 계파를 중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달 2일 투표 당일 현장에서 후보자의 정견발표를 본 후 결심하겠다는 ‘부동층’도 있었다. 영남권 한 재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스킨십과 개인적인 인연을 우선 꼽았다. “1대1 식사를 몇 번 하고 골프 회동, 세미나, 사무실 개소식 행사에 참석한 것이 의원 개인에게는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사람이 하는 일인데 개인적인 인연이 영향을 안 줄 수 없다”고 공감을 표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 출마한 이주영(왼쪽 사진 왼쪽)·홍문종 후보 조와 유승민(오른쪽 사진 왼쪽)·원유철 후보 조가 30일 국회 원내행정국에서 후보등록을 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 나선 이주영·홍문종, 유승민·원유철 후보는 이날 후보등록을 마쳤다. 사실상 2파전 구도가 확정됐다. 판세는 오리무중이지만 양측은 서로 승리를 장담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3일 오전 10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교섭단체대표 연설 일정을 감안해 같은 날 예정된 국무회의를 2일로 당겼으나 원내대표 경선 날짜와 겹치자 다시 3일 오후로 재조정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가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 국회의원 겸 국무위원들에게 투표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청와대는 원내대표 경선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이기는 후보도 우리 편, 지는 후보도 우리 편”이라며 ‘박심(박근혜 대통령 의중)’ 논란을 일축했다. 또 “참석 여부는 전적으로 장관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겸직 장관들은 투표 참여 여부를 고민하는 눈치다.
황용호 정치전문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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