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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 21세기 한반도 지킬 전략무기 '장보고-Ⅲ' 잠수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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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01 12:05:16 수정 : 2015-02-04 16: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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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7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3000t급 중형 잠수함인 `장보고-Ⅲ` 건조 시작을 알리는 강재 절단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7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황기철 해군참모총장과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함정 건조 시작을 알리는 강재 절단식이 열렸다. 진수식이 아닌 강재 절단식에 군 수뇌부가 참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해군이 얼마나 이 함정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일화다.

이날부터 건조가 시작된 함정이 바로 2020년대 한반도 해역을 지킬 3000t급 ‘장보고-Ⅲ’ 잠수함이다.

2018년 진수되는 장보고-Ⅲ는 2년간의 전력화 과정을 마친 뒤 2020년 2척이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 유사시 적 후방 타격 가능

장보고-Ⅲ 건조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잠수함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할 수 있는 12번째 국가가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007년부터 6년간 개발과 설계 작업을 진행했고, 지난해 3월 ‘장보고-III사업단’을 신설하는 등 방위사업청과 해군의 유기적인 협력체를 구성했다. 이후 잠수함에 탑재될 전투 및 소나 체계, 연료전지, 추진전동기 등 주요 장비 39종에 대해 연구개발을 마친 뒤 이번에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1987년 독일로부터 잠수함 기술을 전수받아 건조를 시작했고, 2011년에는 인도네시아에 3척의 잠수함을 수출했다.

장보고-Ⅲ는 사거리가 1500km에 달하는 국산 순항미사일 ‘현무-3C’를 탑재해 군의 전략적 타격능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장보고-Ⅲ에는 수직발사기(VLS) 6기를 탑재해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순항미사일은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아 북한 후방지역의 전략적 목표물을 타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공기불요시스템(AIP)을 갖춰 매일 배터리 충전을 위해 물 위로 떠오르는 불편 없이 수중에서 3주 이상 작전을 할 수 있다.

다만 기술적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214급 잠수함 건조를 통해 입수한 자료와 현재 수준의 기술만을 가지고 설계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진부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독일 HDW도 신형 모델의 잠수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결함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현명한 조치로 평가된다.

◆ 국내 최초 여군 탑승 잠수함

장보고-Ⅲ는 해군 역사상 최초로 여군이 탑승하는 잠수함이 될 예정이다.

해군은 장보고-Ⅲ 잠수함의 침실과 화장실 등을 여군이 근무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2017년부터 잠수함에 탑승할 여군 인력을 미리 선발해 양성 교육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항해중인 214급 잠수함.



은밀성과 억제력을 바탕으로 전략무기로 활용될 3000t급 잠수함에 여군이 승조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0번째로 잠수함을 여군에 개방하는 국가가 된다.

세계적으로 해군 잠수함에 여군이 근무하는 국가는 9개국이다. 1985년 노르웨이 해군이 세계 최초로 여군의 잠수함 근무를 시행한 이후 덴마크, 스웨덴, 호주, 독일 등에 이어 2010년과 2011년에는 미국과 영국 해군도 여군의 잠수함 근무를 허용했다. 
 
해군의 조치는 여군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해군은 1999년 해군사관학교에 여군사관생도(57기)가 입교함에 따라 여성에게 군문을 개방한 이후 2001년 여군사관후보생(OCS) 출신 여군 장교가 최초로 임관했다. 2003년 해사 여생도가 소위로 임관했으며, 여군부사관(201기)도 같은 해에 처음 임관함으로써 본격적인 여군 시대를 열었다. 이후 10여년이 지난 현재 해군의 여군 비율은 장교 6.4%, 부사관 4.5%이며 향후 각각 7%, 5%로 확대될 예정이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장은 “세계적으로 여군의 잠수함 승조가 확대되는 추세이고, 우리 해군에도 3000t급 잠수함 확보를 앞둔 만큼 여군 잠수함 승조를 긍정적으로 검토할만한 시점”이라며 “물리적인 공간은 물론, 관련 제도와 규정 등을 마련해 여군 잠수함 승조원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라고 강조했다.

해군은 장보고-Ⅲ 잠수함이 도입되면 기존의 209급을 순차적으로 퇴역시켜 오는 2일 창설되는 잠수함사령부의 핵심 전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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