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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태자당' 비리 만연… 김정은 왕조 파열음

입력 : 2015-02-26 06:00:00 수정 : 2015-02-26 08: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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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관료 자제 모임 ‘봉화조’ 외화 횡령 등 잡음
지배 엘리트계층 권력갈등 비화… 체제균열 조짐
김정은 집권 4년차에 북한이 내부 신흥 지배계층인 ‘봉화조’의 이권다툼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통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봉화조에 속한 이들이 최근 외화횡령 등 각종 비리 혐의에 연루돼 내사를 받는 등 지배계층 내 이권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지난해 빨치산 세력 원로인 오극렬 부위원장의 차남 오세현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장남 김철 등이 동남아지역 보석광산을 매입해 공장을 건설한 뒤 고의 부도를 내고는 빼돌린 거액의 자금을 세탁해 현지 은행에 보관해오다 적발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철은 앞서 중국산 상품·자재의 수입과 북한 내 유통에 개입해 막대한 이권을 챙긴 혐의로 노동당의 특별조사를 받은 바 있다.

김철에 대한 조사를 둘러싸고는 북한 권력층 내부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의 수양딸이 북·중 교역에서 돈벌이가 좋다는 생필품에 손을 댄 게 드러나 궁지에 몰리자 군부가 이를 만회하려 봉화조에 칼을 댔다는 소문이 돌았다.

오세현과 김철 등은 북한판 ‘태자당’으로 불리는 봉화조의 핵심 구성원이다.

봉화조는 북한 내 고위관료 자제들의 모임으로, 2000년대 초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이가 30, 40대로 외국 물을 먹은 인사가 상당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한 리철 전 스위스 대사의 장남 리일혁, 강석주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장남 강태성, 조명록 전 국방위 제1부위원장 장남 조성호 등도 해당된다.

최근 김 제1위원장이 참석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채택한 것도 봉화조의 권력 남용에 따른 이권다툼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장성택 숙청 이후 새로운 기득권으로 부상한 봉화조의 다툼과, 봉화조와 군부의 파벌싸움이 내부 균열로 번져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허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현재 김정은이 외화벌이 기득권 세력과 ‘돈주(신흥 부유층)’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지만, 이권다툼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심각한 권력갈등 양상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소식통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의 거취와 관련해 “지난해 7월29일부터 중국 베이징의 301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10월4일에 퇴원해 평양으로 돌아갔다”며 “입원 당시 위궤양과 알코올중독, 우울증 등으로 인한 치료를 받았고 지속적인 신약 투여로 위궤양은 호전됐으나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증세는 회복불능 상태라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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