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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가구 유해물질 논란…진실은 어디에?

입력 : 2015-02-27 05:00:00 수정 : 2015-02-2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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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구업체 이케아의 국내 진출을 계기로 가구시장에 친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 가구업체들이 사용하는 자재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약 10년 전 ‘새 가구 증후군’ 등 가구의 유해성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문제가 됐던 게 포름알데히드라는 물질이다. 포름알데히드는 플라스틱제품이나 페인트·전자부품 등에 사용되는 수지의 원료다. 이 수지는 목재 접착력이 우수해 합판이나 가구를 만들 때 많이 사용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가구나 카펫·바닥재·페인트 접착제 등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배출되기 때문에 보통 집과 사무실은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높다. 특히 새 가구에서는 더 많은 양의 포름알데히드가 배출돼 새로 지은 건물의 포름알데히드 농도는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공기를 통해 흡입되거나 피부에 노출되면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원목이 아닌 가공목재의 경우 나무를 분쇄해서 톱밥에 접착제를 섞어 만드는데 이 접착제에 포름알데히드가 포함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이케아가 국내에 진출한 것을 계기로 포름알데히드 허용 기준이 우리나라가 유럽이나 일본·미국보다는 느슨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 우리의 포름알데히드 허용 기준이 느슨한 것일까.

업계에 따르면 목재는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에 따라 SE0·E0·E1·E2 이렇게 네 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E1’ 등급 이상이면 허용되지만, 미국이나 유럽·일본은 ‘E0’ 등급 이상의 목재만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국내 가구의 유해성을 성토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한국가구산업협회는 최근 이케아 가구와 국내 가구에 대한 유해성 비교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원 가구협회 사무국장은 "요즘 이케아 가구가 판매되면서 가구에 사용하는 원자재 기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며 "특히 논란의 핵심인 자재의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등급은 이케아와 국내 가구 우위를 비교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목재가구에서 방출될 수 있는 대표적인 유해물질은 포름알데히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다. 포름알데히드는 가구 제작과정에서 쓰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부는 허용 기준치를 강제로 제한하고 있다.

가구 유해성 논란은 이케아가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평균 0.5mg/l 이하인 ‘E0’ 등급 자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한샘 등 일부 국내 가구사 자재는 ‘E1’ 등급(평균 1.5mg/l)이다. 국내 가구회사 자재 등급이 이케아보다 낮아 포름알데히드가 더 많이 방출되는 게 아니냐는 논리다.

가구협회에 따르면 인터넷 상에는 ‘EO’ 등급 자재를 사용하는 이케아와 달리 ‘E1’ 등급 자재를 사용하는 국내 가구의 유해성이 3배 높다는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가구협회는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자재의 등급과 완재품의 유해성은 별개라는 것이다.

이 국장은 "가구회사는 포름알데히드 등급을 표시한 자재를 사용해 가구 완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E1·E0 등급은 자재에 대한 유해성 등급을 나타내는 것일 뿐 완제품에 대한 유해물질 허용 기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가구는 자재에 접착제나 도료·코팅제 표면 마감재 등을 사용하고 가공해 제품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 등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되레 자재보다 마감재·마감처리가 중요하다는 것. 그는 "가구는 자재의 친환경 여부 못지않게 가구 완제품의 상태가 더욱 중요하다"며 "대부분 브랜드 가구사의 마감재와 마감처리는 우수한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보내는 침대 매트리스 관련 허위·과장광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환경연구센터의 검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유명 가구업체 6곳의 매트리스 중 4개의 제품에서 광고 내용과는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유명 종합가구업체 2곳에서 판매중인 천연 라텍스가 포함된 매트리스의 라텍스는 천연이 아닌 합성 고무가 섞인 제품이었고, 100% 양모 원단을 썼다고 광고하던 A사의 매트리스는 실제 대부분 합성 섬유로 이뤄진 소재를 사용하고 있었다.

국내 유명 종합가구업체 2곳과 매트리스 렌탈을 전문으로 내세우는 업체의 매트리스에 포함된 ‘천연 라텍스’를 검사한 결과, 천연 고무 성분이 50%도 채 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100% 합성 고무 소재로만 이루어진 경우도 있었다. 또한 이중 한 매트리스에서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뉴질랜드산 100% 양모’는 실제 폴리에스터 성분이 50% 가까이 되는 실질적으로는 합성 섬유에 가까운 재질인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한 업체의 매트리스 내부에는 소비자의 건강과 직결될 수 있는 소재가 사용돼 문제가 예상된다. 여기에는 공사장에서나 볼 수 있는 재활용 의류를 압착해서 만든 잡색펠트가 사용됐는데, 천연이나 친환경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렇게 검증되지 않은 내장재를 사용함으로 인해 소비자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친환경성이 높은 매트리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확인할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소재 하나하나를 눈으로 확인한다고 해도 전문가가 아닌 이상 어떤 소재를 사용했는지 구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업계에서는 환경부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매트리스를 구입하는 것이 친환경성이 높은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정부의 친환경 인증을 받은 매트리스는 에이스침대를 비롯 시몬스·리바트·그랜드침대·금성침대·동해·알파침대·영신에프엔에스·우모디자인·진성기업·펠리스침대·한성헬스피아·SR·광명침대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제품 선택 기준 때문에 가구업계가 친환경 보드 사용은 물론, 친환경성이 높은 매트리스 소재 사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집에 머무는 동안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는 매트리스의 경우 스프링과 폼의 차별화와 함께 땀을 흡수하고 배출하는 기능성 원단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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