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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처사불가유심(處事不可有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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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27 21:09:56 수정 : 2015-02-27 21: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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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국가 권력을 획득하고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일이다. 따라서 정치인은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의 목적과 역할은 간과한 채 기존 권력 향유라는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해하는 정당과 정치인이 적지 않다. 후진정치의 전형(典型)이다. 의식을 개선하고 새 사람으로 바꾸어야 한다.

공천 문제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 선진정치 구현은 기성정치인들이 공천을 비롯한 정치를 투명하게 하는 자세를 갖추는 데서 출발한다. 정치 신인들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고,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뜯어고치며, 현역의원·지역위원장에 대한 객관적 평가 및 교체기준을 마련하는 등 획기적인 인적 쇄신 방안을 내놓는 게 시급하다. 법으로써 규정해 정치의 바른 명분을 세워나가자는 것이다.

‘한비자’는 “성인이 펼치는 정치의 방도는 논의의 명분을 바로 세우는 일(聖人治道正論名)”이라며 “개인 이득을 위한 사사로운 법을 폐지하고 공의로운 법을 제정해 공평함을 나타내야 한다(廢私立法示公平)”고 제시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20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는 계파정치 청산이 중요한 정치혁신의 과제인 작금 그 원인이 되는 공천권을 당대표나 당 지도부가 전횡을 휘두르지 못하고 민주적이고 상향식으로 공천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공천혁신 방안 중 하나이기에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물론 어디든 절대선이 없듯 정치 신인들에게 불리하고 조직선거가 우려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도 제기되기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 마련에 힘써야겠다.

여하튼 공천과 석패율(惜敗律)제도 등 정치개혁을 통해 능력과 도덕성을 갖춘 신인들이 정치권에 진입하도록 장벽을 낮춰야 한다. 정치선배들의 의식 전환이 요청된다. ‘송명신언행록’은 이렇게 당부하고 있다. “일처리에 사사로운 마음을 지녀선 안 된다(處事不可有心).”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處事不可有心 : ‘일처리에 사사로운 마음을 지녀선 안 된다’는 뜻.

處 곳 처, 事 일 사, 不 아니 불, 可 옳을 가, 有 있을 유, 心 마음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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