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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사적 공간 침실은 ‘근대의 산물’

입력 : 2015-02-27 19:54:33 수정 : 2015-02-27 19: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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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스캔들/루시 워슬리 지음/박수철 옮김/을유문화사/1만5000원

영국의 역사학자 루시 워슬리는 신간 ‘하우스 스캔들’에서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보냈던 집의 공간을 탐험한다. 특히 침실에 얽힌 흥미로운 사실들을 전한다. 침실은 집에서 가장 은밀한 사적 공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저자는 침실의 이런 위상은 비교적 새로운 현상이라며, 독립적인 방에서 자기 침대에 혼자 누워 잠을 잔다는 것은 매우 근대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중세인들에게는 따로 잠을 자는 용도의 특별한 방이 없었다. 중세에는 방 하나에서 온갖 일들이 벌어졌다. 침대는 함께 쓰는 것이었고 이 때문에 공용침대 예절이 발달하기도 했다.

19세기에 이르러 침실은 비로소 수면과 성관계, 출생, 사망의 장소가 됐고 이어 20세기에 출생과 사망의 장소가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수면과 성관계를 위한 공간이 됐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침대와 욕조, 탁자, 화덕에서 했던 수많은 일의 역사를 살핀다. 양치질, 임신, 기도, 화장, 음식 소스 휘젓기, 설거지, 심지어 자위행위까지 온갖 ‘가정생활의 역사’가 등장한다. 저자는 “사소하고 이상하고 기발하며 얼핏 잡다해 보이는 세부 사항이 많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혁명과 같은 중대한 사회적 변화를 보여주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집은 거주자의 시간, 공간, 생활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라고 한다. 워슬리는 농가에서 궁전까지 주택의 역사를 다룬 같은 제목의 영국 BBC의 4부작 시리즈에 출연한 뒤 이 책을 썼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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