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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먼윙스 기장 시신 발견…비극 부른 부기장은 아직

입력 : 2015-03-29 14:56:41 수정 : 2015-03-29 14: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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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가 알프스 산 저먼윙스 추락지점에서 탑승자들의 시신을 찾고 있다. 이미지=NBC화면 캡처
부기장의 자살비행으로 탑승자 150명 전원이 숨진 독일 저먼윙스 사고기의 기장 시신이 발견됐다.

미국의 NBC방송은 독일 저먼윙스 사고기의 기장 시신이 발견됐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장 패트릭 손더하이머는 저먼윙스의 모기업인 루프트한자와 전세기 항공사인 콘도르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조종사였다. 그는 충돌한 항공기와 같은 에어버스 320 기종을 6000시간 이상 몰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저먼윙스로 자리를 옮겼다. 옮긴 지 1년도 안 돼 사고의 희생자가 된 것이다.

기장 손더하이머는 지난 24일 사고기가 바르셀로나에서 이륙한 지 30분이 지난 오전 10시30분쯤 화장실을 갔다 온 사이 기체가 급격히 하강하자, 황급히 조종실로 돌아가려 했으나 안에서 잠긴 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손더하이머는 문을 두드리며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28)에게 기체의 고도를 원래대로 되돌릴 것을 요구했으나 아무 반응이 없자 비상탈출구용 도끼로 조종실 문을 몇 차례 찍었다. 하지만 부기장인 루비츠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은 채 기체를 알프스 산으로 몰고가 산 중턱과 충돌했다.

루비츠는 자살비행을 감행하기 전 여자친구에게 "언젠가 내가 시스템을 바꿔 놓겠다. 그러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알고 내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독일의 빌트지가 보도했다. 루비츠의 전 여자친구는 "그 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잘 몰랐지만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그가 한 말이 생생하게 떠올랐다"고 말했다고 빌트지는 전했다.

26세의 항공사 직원인 마리아는 지난해 루비츠와 사귀었으나 루비츠가 대화도중 갑작스레 흥분하며 화를 내는 등 여러 차례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자 그와 헤어졌다. 그녀는 "루비츠가 세계적인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에서 장거리 노선을 운행하는 대형 여객기를 모는 게 꿈이었으나 그 꿈이 좌절되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 같다"고 밝혔다. 루비츠는 저가항공사의 단거리 노선에 투입된 부기장으로 일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마리아에게 종종 밝혔다고 한다. 

뉴욕타임즈는 루비츠가 우울증 뿐 아니라 시력도 악화돼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어서 그의 좌절감은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루비츠는 이달 10일 뒤셸도르프 대학병원 안과를 찾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유럽의 조종사들은 매년 시력검사를 받아야 하며 EASA(유럽항공안전기구)가 정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조종간을 잡을 수 없다.

한편, 알프스 산에 부딪친 사고기는 산산조각이 나 구조대의 접근이 어려워 탑승자들의 시신을 수습하는데만도 몇 주가 걸릴 전망이다.

김슬기 기자 ssg1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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