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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여객기 부기장 ‘예고된 자살비행’

입력 : 2015-03-29 19:38:56 수정 : 2015-03-30 01: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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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여자친구 “이제 그말 이해돼”
치료 필요한 시력 문제도 숨겨
언론 “비행자격증 박탈 걱정한 듯”
“언젠가 모두가 내 이름을 알게 될 거야.”

자신을 포함해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편명 4U9525)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가 전 여자친구에게 이번 추락사고를 암시하는 듯한 언행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루비츠와 사귄 적이 있는 마리아 W(가명)는 27일(현지시간) 독일 대중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루비츠가 ‘언젠가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무엇인가를 할 거야. 그러면 모두가 내 이름을 알고 나를 기억하게 될 거야’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루비츠가 과거 악몽에 시달렸다면서 이따금 “떨어진다!(We are going down!)”는 비명을 지르며 깨곤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독일 검찰이 루비츠의 뒤셀도르프 자택에서 찢긴 채 버려진 의료 진단서 등을 발견함에 따라 이번 사고 원인은 루비츠에 의한 ‘고의 추락’ 쪽으로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루비츠가 정확히 어떤 질환을 앓고 있었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독일 일간 디 벨트는 28일 일요판에서 “루비츠의 자택에서 다양한 정신질환 치료 약물을 발견했다”고 전했으나 프랑스 조사 당국자는 루비츠가 자살 비행을 한 이유와 관련해 “아직은 특별한 요소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루비츠가 시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빌트에 따르면 독일 수사당국은 루비츠가 망막박리증으로 시력을 상실할 것을 두려워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뉴욕타임스도 조사 관계자 2명의 증언을 토대로 “루비츠가 치료를 요할 정도의 시력 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시력 문제와 우울증을 회사측에 숨겼고 이는 오는 7월 갱신 예정인 비행 자격증을 박탈당하지 않기 위함으로 추측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장거리 비행 조종에 대한 열망이 강했던 그가 조종사 경력을 유지하지 못하게 될까봐 불안 또는 좌절감에 휩싸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전 여자친구 마리아도 “루비츠가 만약 일부러 여객기를 추락시켰다면, 건강 때문에 장거리 여객기 조종사 꿈이 불가능해졌음을 인지해서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그의 시력 문제가 비행을 못하게 될 정도로 심각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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