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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뽑아든 EU … 난민 밀입국 조직과 전쟁 돌입

입력 : 2015-04-21 20:25:56 수정 : 2015-04-21 23: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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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수색·구조·자금지원 강화 등 10개항 합의
난민 수백명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지중해에 수장된 대참사와 관련해 이탈리아 당국이 난민선 선장과 승무원을 입건했다. 이탈리아는 또 시칠리아 섬에서 활동 중인 난민 브로커들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유럽연합(EU)이 이번 참사 후속조치로 군사작전까지 포함한 ‘밀입국 조직과의 전쟁’에 나서기로 한 터라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검찰은 전복된 난민선 생존자들이 20일 시칠리아 섬 카타니아 항구에 도착한 직후 튀니지 출신 선장과 시리아 출신 1등항해사를 붙잡았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파악한 바로는 승선자 중 800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들 2명은 사고 당시 배의 갑판 맨 윗부분에 있다가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돈을 내고 난민선에 탄 다른 생존자들에 의해 신원이 확인돼 해안경비대 구조선 위에서 체포됐다.

이탈리아 검찰은 선장에게 불법이민 알선 외에 집단살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난민선은 선장의 조타 실수로 포르투갈 컨테이너선과 충돌한 직후 전복됐다”며 “이번 참사는 과다 승선과 선장의 실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참사 원인과 책임자 규명을 위해 모든 생존자를 조사하기로 하는 한편 이탈리아 내 밀입국업자 24명을 검거했다. 마테오 렌치 총리는 “현재 지중해에서 일어나는 일은 단순 조난사고가 아니라 즉각 바로잡아야 할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라며 “우리는 밀입국업자들을 끝까지 뒤쫓을 것이며, 이것이야말로 국제사회의 최우선적 요구사항”이라고 강조했다.

EU도 칼을 빼 들었다. 28개 EU 회원국 외무·내무장관들은 20일 룩셈부르크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난민선 주요 출항지인 리비아에서 활동하는 밀입국 조직 소탕을 위해 군사작전을 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 작전의 목적을 “밀입국 선박들을 파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전의 범위나 참가 대상 등 세부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과거 ‘아프리카의 뿔’(아프리카 북동부 10개국 지칭) 지역에서 펼쳐졌던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과 유사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에는 시리아인과 사하라 이남 지역 출신자 50만명에서 100만명이 유럽으로 가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이탈리아 시칠리아 팔레르모의 마우리치오 스칼리아 검사가 밝혔다.

EU 장관들은 또 10개 항의 행동계획에 합의했다. 우선 지중해와 주요 국경의 순찰 및 수색, 구조 활동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EU 국경관리청(프론텍스)의 난민 구조작전 ‘트리톤’에 대한 자금 지원을 늘리고 시행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트리톤은 지난해 10월 중단된 이탈리아 해군의 난민 구조작전 ‘마레 노스트룸’을 대체해 왔으나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EU는 이밖에 난민들의 유럽 재정착을 돕기 위한 시범 프로젝트 진행, 난민 지원절차 통합, 지문 채취 등 이민자 기록 관리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합의사항이 얼마나 오래 지켜질지는 의문이라고 영국 BBC방송은 지적했다. 난민 문제에 관한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23일 열기로 한 EU 긴급정상회의에서 다시 격론이 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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