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꿈 하나로 버틴다지만… 서러운 美 마이너리거

입력 : 2015-04-23 20:11:18 수정 : 2015-04-24 00:32:5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평균연봉 800만원… ML 566분의 1
버스로 하루 10시간 이동은 기본, 끼니는 햄버거·샌드위치로 해결
선수 34명 “연방법 위반” 소송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흔히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거들은 ‘눈물 젖은 빵’으로 비유되곤 한다. 이들은 메이저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환경에서 빅리거를 꿈꾸며 열정을 쏟는다. 하지만 마이너리거들의 현실은 생각보다 훨씬 비참하다. 버스를 타고 하루 10시간의 이동은 기본이다. 햄버거나 샌드위치로 배를 채워야 한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억만장자의 길이 보장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거와 달리 마이너리거들의 평균 연봉은 미국 직장인들의 최저 연봉 1만5000달러의 절반인 7500달러(약 809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올 시즌 개막전 로스터 기준 메이저리거들의 평균 연봉 425만달러(약 45억8000만원)와 비교해 약 566배 차이가 난다. 메이저리거가 부의 상징이 된 것은 1976년 도입된 자유계약선수(FA) 제도 덕분이다. FA를 통해 선수들은 구단과의 장기 계약을 통해 거액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마이너리거의 평균 연봉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마이너리그의 가장 낮은 단계인 루키리그 선수들은 한 달 평균 1100달러, 싱글A 선수들은 1250달러, 더블A 선수들은 1500달러, 트리플A 선수들은 2150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 마이너리거 34명이 지난해 2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30개 구단 전체를 상대로 최저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연방법 위반으로 소송을 냈다. 재판은 2017년 2월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사무국은 “연방법과 주법이 규정한 최소 임금, 초과 수당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프로이기 때문에 선수가 메이저리거로 성공하려고 일과후 스윙 훈련을 한다고 해서, 선수들이 연장전을 뛴다고 해서 초과 수당을 줄 수 없는 노릇”이라고 반박했다.

한국프로야구 2군 선수들의 비애도 마이너리거 못지않다. 대부분의 2군 선수 연봉은 2500만원 내외다. 은퇴 시기가 40세 전후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열악한 근로 조건이다. 연봉이 십수억원에 달하는 스타급 선수들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월 발표한 구단별 1군 상위 27명(외국인 선수 제외)의 평균 연봉은 1억9325만원. 억대 연봉 선수는 한화 김태균(15억원) 등 140명에 달한다.

해마다 고졸 및 대졸 선수 700∼800명 중 100명 정도만이 프로야구 구단의 지명을 받는다. 이 가운데 1군 출장 기회를 얻는 선수들은 10%도 안 된다. 2군 선수가 1군 승격 통보를 받는 것은 한 시즌에 두세 번 정도다. 이들은 달랑 몇 번뿐인 기회를 잡아 스타가 되는 꿈을 꾸며 고된 훈련을 이겨낸다. 2군 선수들이 뛰는 퓨처스리그 경기장에는 관중도 환호도 없다.

연습생으로 불리는 신고선수 처지는 더 애처롭다. 정해진 계약기간도 없고, 2400만원이라는 최저연봉도 보장받지 못하는 일종의 비정규직이다. 신고선수는 현재 신생팀 케이티를 포함해 10개 구단에 200여명이 있다. 고교나 대학 졸업 후 프로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된 선수들이 테스트를 통해 신고선수가 된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신분이지만 꿈 하나로 버틴다. 신고선수는 프로야구선수협회에도 가입이 안 되기 때문에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는 처지다. 2군 선수들은 1군 스타 선수들의 화려함에 가려진 처절한 삶을 살고 있다.

유해길 선임기자 hky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