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황종택의新온고지신] 만사종관(萬事從寬)

관련이슈 황종택의 新 온고지신

입력 : 2015-05-29 19:46:00 수정 : 2015-05-29 19:56: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설혹 신념이 옳다고 하더라도 배타적인 신념은 사회 갈등을 증폭시킨다.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 학살에다 문화재까지 파괴한 홍위병, 탈레반 등의 악행을 보았다.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북부 모술과 시리아 등지에서 고대문화유적을 무차별로 파괴하고 있다. ‘우상 숭배’는 안 된다는 이유이다. 대원들은 박물관과 유적지에 난입해 대형 망치와 드릴로 고대 유물을 부쉈다. 지구촌을 경악시킨 공개 참수에 이은 ‘문화 테러’ 만행이다. 말문이 막힌다. ‘문화재는 인류 모두의 유산’이라는 고귀한 가치를 망각한 그 편협성에 분노가 인다.

‘논어’는 공자의 제자 자장의 입을 빌려 “만일 내가 큰 현인이라면 어떤 사람이라도 포용하지 못할 리 없고, 만일 내가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상대방에게 배척당할 것이다. 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을 거절할 수 있겠는가(我之大賢與 於人何所不容 我之不賢與 人將拒我 如之何其拒人也)”라고 말했다. 넓은 포용력으로 세상을 안으라는 가르침이다. 이는 자장의 스승 공자가 “모든 일에 너그러움이 따를 때 그 복은 절로 깊어지는 것이다(萬事從寬 其福自厚)”라고 훈육한 정신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IS는 성서 속 예언자 요나의 매장지인 나비 유뉴스 묘지와 도미니카 수도원도 폭파했다. 심지어 공공도서관에 폭탄을 터트려 희귀 서적과 고문서 8000여 점도 불태웠다. 로마유적을 훼손한 ‘반달리즘’을 능가하는 야만적 문명 파괴가 아닐 수 없다. 사랑과 자비가 결여된 ‘용맹한 전사’는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오래가지도 못한다. IS는 역사의 교훈에서 배워야 한다.

“용맹함을 좋아해도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세상을 어지럽히는 폐단을 낳고(好勇不好學其蔽也亂), 강직함을 좋아해도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광분하게 하는 폐단이 있다(好剛不好學其蔽也狂).” ‘논어’가 가르치는 경책이다. IS는 21세기 개방과 포용이라는 시대 흐름에 부응해 열린 사고와 행동을 하길 바란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萬事從寬 : ‘모든 일에 너그러움이 따라야 한다’는 뜻.

萬 일만 만, 事 일 사, 從 좇을 종, 寬 너그러울 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