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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할머니 평생 모은 5000만원, 장학금으로

입력 : 2015-06-24 15:05:30 수정 : 2015-06-24 15: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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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9) 할머니가 광복·종전 70주년을 맞아 분쟁지역 피해 아동과 평화활동가 양성에 써달라며 평생 모은 5000만원을 쾌척했다.

24일 정오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에서 열린 1184차 수요집회에서 김 할머니는 기금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측에 전달했다.

김 할머니는 "일본서 배상 나오면 한 푼도 안 쓰고 전부 딱한 사람들에게 바치겠다 생각했는데 이게 언제 나올지 모르는기라.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회 주최로 2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가 참석한 가운데 ‘과거사 해결없이 상생은 없다’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범준 기자
김 할머니가 낸 돈은 강간 피해 자녀와 평화활동가를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

1926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열 네살의 나이에 위안부로 연행돼 중국 광둥과 홍콩,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로 끌려 다니며 고초를 겪었다.

김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세계를 다니며 위안부 만행을 증언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국경없는기자회가 선정한 자유영웅에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넬슨 만델라 등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김 할머니는 같은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87) 할머니와 함께 일본 정부로부터 법적 배상을 받으면 자신처럼 전쟁 중 성폭력을 당한 여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2012년 나비기금을 만들었다.

일본 정부가 배상을 하지 않자 우선 할머니들의 뜻을 따르는 시민들의 기부로 나비기금이 조성됐고, 베트남전 성폭력 피해자와 내전 피해를 입은 콩고 여성들이 도움을 받고 있다.

정대협은 25일 김 할머니와 미국으로 떠나 워싱턴DC, 클리블랜드, LA 등을 돌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내달 1일 수요집회는 워싱턴DC 주미 일본대사관 앞에서도 열린다.

비행기표 등 김 할머니의 미국행 여비 700여만원은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십시일반해 마련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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