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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 그리고 음악이 하나되는 곳…

입력 : 2015-06-26 03:00:00 수정 : 2015-06-26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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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오면 물에 잠기던 천덕꾸러기 섬
2004년 재즈축제 개최하며 보물섬으로
첫해 관람객 3만명서 작년 26만명으로
세계적 뮤지션 등 41개국 587개팀 찾아
겨울엔 얼음낚시…가족 나들이 안성맞춤
하늘에서 본 자라섬. 가운데 가장 큰 섬이 중도이고, 위편이 캠핑장 등이 설치된 서도, 왼쪽이 남도, 아래쪽 작은 섬이 동도다.
1980년대 초반까지 ‘3다(산·물·잣), 3청(맑은 물·깨끗한 공기·맑은 인심)’으로 유명한 경기도 가평에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섬이 있었다.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 데다 갈대만 무성해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했다. 가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서 고기를 잡으려는 낚시꾼과 중국인 몇몇이 찾는 게 고작이었다.

1980년대 중반에 들면서 사정이 변했다. 북한강 물줄기를 따라 인근에 자리 잡은 남이섬이 ‘관광지’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가평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섬인 데다 행정구역은 강원도 춘천시에 속했다. 가평군은 ‘중국섬’을 남이섬에 버금가는 ‘관광명소’로 개발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1986년에는 이름도 지었다. 이렇게 자라섬은 만들어졌다.

2015년 자라섬 씽씽겨울축제장 전경.
◆자라 닮은 자라섬

가평읍 달전마을에 속하는 자라섬은 65만7900㎡로 남이섬의 1.5배 크기다. 동도와 서도, 중도, 남도 등 4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라 모양으로 생긴 데다 읍내 ‘자라목이’라는 마을에서 가장 잘 보여 붙여진 이름이다. 주요 시설은 중도와 서도에 설치돼 있는데, 중도는 국제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중심 섬으로 자라섬생태문화공원이 조성됐다. 자라섬생태문화공원은 18만5115㎡ 규모로 2006년부터 조성에 들어가 2009년 10월 문을 열었다, 집 와이어는 2010년 남도에 설치됐는데, 밧줄을 타고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달전마을 선착장에 세워진 80m 높이의 주 타워를 통해 자라섬과 남이섬을 하늘길로 연결하는 데 자라섬은 640m, 남이섬은 940m 거리다.

서도에는 2008년 8월 28만3040㎡ 규모의 오토캠핑장이 들어선 데 이어 이듬해 10월 자연생태테마파크 이화원이 조성됐다. 두 개의 다른 정원이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의 이화원은 3만4920㎡로 커피나무와 차나무 등 2만여 그루가 식재돼 있다. 다양한 열대·남부 식물을 감상하면서 한국 전통차(녹차)와 커피의 조화로운 만남을 보고 느낄 수 있다.

◆‘자라섬’, 가평 대표 브랜드

‘자연특별시’ 가평에 어울리는 생태보고의 섬으로 바뀌면서 자라섬은 경기 동북부 지역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자라섬’은 섬 이름보다는 가평의 브랜드가 됐다. 국내 최고·최대 규모의 국제재즈페스티벌은 물론, 겨울이면 수도권 주민 누구나 한번쯤 찾는 ‘씽씽축제’를 비롯해 매년 20여건의 각종 크고 작은 행사가 이어진다. 또 드라마나 CF 촬영 장소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라섬 씽씽겨울축제’를 시작으로 ‘어느 멋진 날’ CF 촬영에 이어 모두 16건의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이 가운데 씽씽겨울축제와 국제재즈페스티벌을 통해 벌어들인 입장료 등 수입금은 687억원에 달했다. 또 각종 캠핑 행사와 집 와이어, 이화원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만 30여억원을 더해 모두 717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이들 행사나 시설을 찾은 유료 입장객만 151만4000명에 달했다.

2014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참석 뮤지션이 공연하고 있다.
◆‘국제재즈페스티벌’과 ‘씽씽겨울축제’

자라섬의 활용 방안에 고심하던 가평군은 천혜의 요건인 북한강을 배경으로 1998년 북한강수상레저축제를 시작했다.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춘 가평군의 위상을 높이고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 행사를 열었지만, 동호인 등 특정인만 참여하는 ‘그들만의 축제’로 전락하는 난관을 맞았다. 산고 끝에 ‘자라섬재즈축제’라는 옥동자가 탄생했다.

2014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관람객들이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주택가에서 떨어진 강 한가운데 있어 소음 걱정을 덜었다. 모래로 채워진 평평한 대지와 빼어난 주변 경관은 특별한 무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어울리는 ‘자연 무대’ 그대로였다. 가평군의 예상은 적중해 관람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2004년 9월 첫해 3만여명이던 관람객은 지난해 11회 대회 때 26만여명으로 8배 이상 뛰었고, 2개이던 무대도 16개로 커졌다. 누적 관람객이 6만2000여명인 가평 인구의 20배가 넘는 146만명에 달했다.

세계 유명 재즈뮤지션 공연과 국내 아마추어 및 OFF밴드 재즈 콩쿠르로 구성된 이 축제에는 지난해까지 41개국의 587개 팀 아티스트가 자라섬을 찾았다. 미국의 세계적 색소폰 연주자인 브랜퍼드 마살리스와 스웨덴의 피아니스트 E.S.T(에스비외른 스벤손 트리오) 등 이름난 재즈 뮤지션이 이곳을 찾았다. 국가와 인종, 종교를 떠나 사람과 음악, 자연이 하나되는 소통과 화합의 하모니로 자리 잡은 이 축제는 2009∼2010년 유망축제, 2011∼2013년 우수축제에 이어 2014년 최우수축제로 선정됐다.

2015년 1월 자라섬 씽씽겨울축제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썰매를 타고 있다.
자라섬씽씽겨울축제는 2009년 1월 9일간 일정으로 자라섬과 가평천 일원에서 처음 열렸다. 포천의 동장군축제와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 춘천 얼음섬 별빛축제 등을 벤치마킹한 끝에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작됐다. 이듬해부터 1월 한 달간 진행되는 자라섬씽씽겨울축제는 얼음낚시와 썰매타기, 범퍼카, 전동자동차 등 각종 겨울놀이에 공연과 체험, 향토요리 시식회 등이 곁들여져 대표적 겨울 가족나들이 행사로 안성맞춤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1월 자라섬 씽씽겨울축제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송어 얼음낚시를 하고 있다.
자라섬씽씽축제는 낚시광장과 얼음마당, 스노랜드로 나뉜 공간에서 테마별로 진행된다. 가평천 일원에 마련된 낚시광장은 길이 540m에 폭 100m로 5만4000㎡ 규모다. 축구장 면적의 7.6배에 달하는 크기다. 이곳에 15㎝ 크기의 구멍 1만5000개를 뚫어 짜릿한 손맛을 느끼는 송어얼음낚시를 하게 된다. 얼음마당은 얼음낚시터 한가운데 자리한 8500㎡ 규모로 전통썰매와 빙상자전거, 스케이트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가평=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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