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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의 시선도 사로잡는 남자] 무더위 날릴 락 페스티벌 속 전설들 '김창완-서태지-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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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02 08:56:10 수정 : 2015-07-02 1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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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7월. 고온다습한 7월에는 뜨거운 태양은 물론, 불쾌지수도 높아지고 모기와 곰팡이 등 불청객들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더위, 열대야, 단어만 들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7월을 이겨내는 피서법으로는 각종 뮤직페스티벌이 있다. 이들 뮤직페스티벌 가운데에서도 이열치열(以熱治熱), 무더운 여름을 뜨겁고 폭발적인 음악으로 채워줄 '락 페스티벌'들이 시선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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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한 점 없이 뜨거운 태양이 그대로 내리쬐는 공간에 둥둥둥, 드럼 비트가 심장을 울린다. 몇 만명의 관객이 뮤지션의 음악에 맞춰 큰 함성을 지르고, 무대를 향해 손을 뻗는다. 곁에 누가 있던 상관없다. 음악이라는 마법으로 모두가 하나가 돼 얼싸안고 점프하고, 목청이 터지도록 '떼창(관객 모두 입을 모아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을 한다.

우리나라 관객들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뮤지션들에게 선사하는 열렬한 호응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세계 각국의 뮤지션들은 내한 뒤 한국 관객들의 열광적인 호응과 이벤트, 떼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놀라워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관객들은 해외 뮤지션들을 다시 한 번 한국을 찾고 싶게 하는 열정적인 관객 문화를 자랑한다.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락 페스티벌이 열린다. 대한민국 3대 락 페스티벌이라 불리는 ▲부산 국제 락 페스티벌 ▲안산 M밸리 락 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본격적으로 공연이 시작되는 7월 말~8월 초에 앞서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고 있으며, 이들의 공연 라인업은 기대감을 고조시키기 충분하다. 특히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대한민국 락 음악의 태동 한 가운데 있던 '김창완', '서태지'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 2014년 우리 마음 속 '불멸의 마왕'이 된 '故 신해철'의 추모무대도 열린다.

락 페스티벌은 락에 관심이 없거나 처음 참석한 관객들도 모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축제다. 하지만 라인업을 미리 확인한 후 그들의 노래를 미리 익히고 간다면 그 즐거움은 열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락 페스티벌 출연자 중 한국 가요계 역사를 써내려갔던 세 가수의 음악들을 살펴봤다.

2009 타임투락 페스티벌(TIME TO ROCK FESTIVAL) 무대에 오른 김창완 밴드
◆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김창완

1970년대, 서울대 잠사학과 출신 김창완은 길었던 백수생활동안 그는 방구석에서 일기 쓰듯 만든 곡으로 두 동생(김창훈·김창익)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것이 한국 록음악의 밑거름이 된 밴드 '산울림'의 전설적인 태동이었다.

이후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나 어떡해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뽑아냈다. 당시 많은 이들은 산울림의 노래에 대해 "어디서 들어본 적도 없는 새로운 음악"이라며 열광했다. 현재까지도 많은 대중들이 산울림의 음악을 사랑했던 이유로는 '독창성'을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산울림의 명곡으로 꼽히는 '너의 의미'가 젊은 가수 아이유를 통해 리메이크 돼 수차례 차트 상위권을 석권하는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로 인정받게 됐다.

전설적인 밴드 산울림을 계승한 '김창완 밴드'는 인천 펜타포트 이외에도 앞서 6월20~21일 양일간 열렸던 '레인보우 아일랜드 2015' 등에 참가하기도 했다. 김창완은 꾸준히 공연 참여를 통해 현직 뮤지션으로서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2008년 ETPFest 무대에 올랐을 당시 서태지 / 사진=서태지컴퍼니 제공
◆ 'Live Wire', 서태지

서태지는 ▲문화대통령 ▲신비주의의 아이콘 ▲연예인들의 연예인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음악인이다. 더 말할 필요도 없는 '서태지와 아이들' 활동 시절의 음악들은 차치하고, 최근까지도 가수 아이유와 각자의 버전으로 부른 신스팝 '소격동', 은유와 비유로 교묘하게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Christmalo.win(크리스말로윈)' 등 그만의 음악 스타일로 독보적인 뮤지션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시나위'의 베이시스트 출신 서태지가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본격적으로 락 뮤지션으로 활동을 재개한 것은 6집 앨범 '울트라맨이야'를 발매한 2000년부터다. 은퇴 선언 후 4년 7개월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선보인 이 앨범은 당시 일일 판매량 90만장이라는 기록과 함께 14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명반으로 손꼽히고 있다. 6집 앨범에는 당시 미국에서 유행했던 뉴 메탈 장르의 곡들이 수록돼 화제가 됐으며, 이후 ETPFEST(이하 ETP)라는 대규모 도심형 락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한다.

2001년 서태지와 서태지컴퍼니에 의해 첫 개최된 ETP는 한국 음악팬들에게 '락 페스티벌'의 개념을 대중화시킨 선구자격에 해당하는 상징적인 도심형 대규모 야외공연이다. ETP는 특히 서태지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음향효과에 특히나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ETP에 초대됐던 유명 해외가수들이 모두 입을 모아 사운드의 완벽함을 추켜세웠을 정도. 하지만 2009년을 끝으로 2015년 현재까지 ETP는 개최되지 않고 있다. 자신이 직접 개최하는 ETP 이외에 다른 락 페스티벌에는 참가하지 않는 서태지이기에 이번 출연 결정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인천 펜타포트 락페스티벌 2일차 헤드라이너로 나서게 된 서태지의 예상 셋리스트로 언급되는 곡은 ▲울트라맨이야 ▲오렌지 ▲크리스말로윈 등이 있다. 하지만 항상 락 페스티벌에서 기존 곡을 새롭게 편곡해 선보여 관객들을 즐겁게 했던 서태지이기에 그가 또 어떤 놀라운 편곡을 한 곡을 들고 오게 될지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2009 타임투락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던 당시 신해철
◆ '그대에게', 신해철

故 신해철은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직접 작사, 작곡한 '그대에게'를 불러 대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후 밴드 '무한궤도'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딛으며 솔로가수로 활동하다가 '넥스트'라는 밴드그룹을 결성했다. 밴드와 솔로를 오가며 한곳에 묶여있지 않은 종횡무진의 음악 인생을 거치며 ▲인형의 기사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일상으로의 초대 등 주옥같은 명곡을 발표했다. 신해철의 노랫말은 사색적이고 철학적이었고, 그는 대중성과 실험성을 놓치지 않는 창의적인 음악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 강들이 모여 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한번만 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으며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2014년 10월27일. 살아생전 자신의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노래라던 '민물장어의 꿈'이 흘러나왔고, 그는 떠났다. 목청껏 외치던 그의 목소리도, 그의 독설도 들을 수 없게 됐다.

'그대에게'는 현재까지도 대학축제와 스포츠 경기장에서 대표적인 응원곡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또 대중은 죽은 병아리를 그리며 '날아라 병아리'란 노래를 부르고 병아리 '얄리' 이름만 들어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이번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열릴 신해철 추모 무대에서는 넥스트 출신 기타 김세황, 베이스 김영석, 드럼 이수용과 함께 여럿 후배 가수들이 신해철의 보컬 자리를 대신해 신해철의 음악인생 전반을 팬들과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 무더위엔 더욱 뜨거운 '락'과 함께

김창완, 서태지, 신해철.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 가요계에 큰 획을 그었던 전설들이다. 또한 이들의 음악은 물론이고, 올 여름 개최될 다양한 뮤직페스티벌들은 해외 유명 가수들의 음악도 함께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울부짖는 기타의 리프 속에, 심장을 보채는 드럼 비트에 몸을 맡기고 음악 속에 빠져 올 여름 더위를 물리쳐보자.

라이프팀 차주화·장유진 기자 cici0608@segye.com

<남성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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