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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 쾅쾅!… 아이들 눈높이로 본 층간 소음

입력 : 2015-07-04 10:00:00 수정 : 2015-07-04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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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경 지음/권송이 그림/라임/9000원
우리집 위층엔 킹콩이 산다/심은경 지음/권송이 그림/라임/9000원

엉덩이가 들썩들썩, 온몸이 근질근질, 시도 때도 없이 불쑥 튀어나오는 ‘킹콩’ 때문에 오늘도 우리 집 인터폰은 불이 난다. 엄마의 잔소리 폭탄이 떨어지는 순간, 갑자기 위층에서 들려오는 심상치 않은 소리…쿵쿵쿵 쾅쾅쾅 우당탕탕 콰당탕! 맙소사, 나보다 더 심한 ‘킹콩’이 이사 온 거야?!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층간 소음’ 때문에 발생한 사건, 사고 소식을 전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59%가 아파트나 연립, 다세대 주택 같은 ‘공동 주택’에 살고 있다. 그중 88%가 층간 소음으로 괴로움을 겪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소리가 누군가에겐 참을 수 없는 소음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층간 소음 원인의 1위(73%)는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나 뛰는 소리다. 다음으로 망치질 소리, 가구 끄는 소리, 악기 연주 소리, 가전제품 소리, 대화 소리 순이다. 아이들이 한창 자랄 나이에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하고 뛰노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부모들은 이웃에게 피해가 갈까봐 안쓰러운 마음은 제쳐 두고 아이들을 윽박지르거나 혼내는 일이 다반사다. 학교와 학원, 심지어 집에서조차 조용히 있으라는 소리를 지겹도록 듣는 것이다. 아이들은 대체 어디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신나게 재잘거리며 클 수 있는 걸까?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가장 마음 편하게 지내야 하는 집조차 매사에 조심해야만 하는 불편한 공간이 되었다는 사실은 어쩐지 서글프다. 그러나 층간 소음이 이웃 간의 말다툼이나 몸싸움은 물론이고, 살인이라는 극단적 사건으로 번지는 등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탓에, 우리는 어느 때보다 이 문제를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책은 층간 소음 문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동화로 풀어낸다. 특히 층간 소음의 주범으로 낙인찍혀 자책과 불안 속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소외된 아이들의 억눌린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준다. 층간 소음에 의한 갈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를 모색하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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