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2010년 계열사 포스코플랜텍이 성진지오텍을 인수할 당시 가격을 터무니없이 부풀려 당시 성진지오텍 회장이던 전정도(구속 기소) 세화엠피 회장한테 부당한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 회장은 정 전 회장과 각별한 사이로,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 과정에서 이명박정부 실세들이 거액을 벌어들였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인수 발표 전에 지분을 매입했다가 인수 후 되파는 수법으로 부당한 시세차익을 올린 송재용(59) 전 산업은행 부행장이 최근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동양종건은 2009년부터 최근까지 포스코와 포스코건설이 맡은 국내외 공사 과정에서 공사대금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동양종건은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제철소 건립 사업 등 총 2400억원 규모의 해외 공사를 따냈다. 검찰은 동양종건에서 조성된 비자금 일부가 정 전 회장 측에 흘러갔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 회장은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에서 정 전 회장과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포스코 출신인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도 비자금 조성 의혹 시점인 2009년부터 3년간 국내외 제철소 건설을 총괄하는 플랜트사업본부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검찰은 배 회장이 포스코 관련 건설공사를 하도급받으면서 포스코그룹의 로비 창구 역할을 했는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안에 배 회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배 회장 수사가 끝나면 검찰의 ‘칼끝’은 곧장 정 전 회장 등 포스코 최상층을 겨냥할 전망이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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