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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넘어 희망으로… 수묵화로 시대의 아픔 풀다

입력 : 2015-07-07 20:54:02 수정 : 2015-07-07 20: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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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박물관서 김호석 초대전
세월호 참사·군대 폭력 등 담아
김호석(58) 작가는 맑은 수묵 인물화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에 걸려 있는 한복 입은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와 안경을 낀 다산 정약용 초상화, 성철과 법정 스님, 김수환 추기경 등의 초상화가 그의 작품이다. 5·18광주민주화운동 등을 주제로 한 역사화도 그렸다. 8월16일까지 고려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초대전에선 세월호 참사와 윤일병 사건으로 대변되는 아픔이나 군대 내 폭행 문제를 담담히 화폭에 풀어냈다.

“한때 그림이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다고 믿었지만, 이제는 그림이 사회 속에 녹아 들어가 작은 틈을 메웠으면 한다.” 
존경과 긍정의 에너지를 형상화한 김호석의 ‘시선의 바깥’. 우리 사회가 ‘슬픔 그 너머를’ 성찰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아픔’을 직접화법이 아닌 여운 있는 간접화법으로 풀어냈다. 우리 사회의 성찰을 요구하는 수묵의 제스처라 할 수 있다. 어머니 품안에 안긴 것은 자식이 아닌 허공이다. 작품 ‘자식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었다’다. 주름 많은 손만이 부각되면서 잔잔한 울림이 전해진다. 수묵을 통해서도 이 시대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상징, 비유, 은유가 이번 작품에선 중요하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를 돌아보고 싶었다.”

그는 요즘 사회 현상을 바라보면서 “나는 똑바로 살았는가, 이해관계에 빠진 적은 없는가, 돈만을 위해 그림을 그려오지 않았는가 자문한다”며 ”스스로 그랬음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제 처철한 슬픔이 우리 사회의 긍정의 에너지로 바뀌었으면 한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대나무 끝에 꽃을 꽂은 그림도 선보이고 있다. 예전 시골에서 논에 모를 심고 꽂아 놓는 ‘대나무 꽃’이다. 최선을 다해 일군 자신의 공간에 대한 존경심이다. 그는 그의 그림이 그런 긍정의 꽃이 되길 바라고 있다. (02)3290-1514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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