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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연 특파원의 월드와이드 뷰] 한국은 '오포세대' 미국은 '부메랑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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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7-30 20:22:45 수정 : 2015-07-30 20: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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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청년층도 경제난 직격탄… '부메랑 세대' 오명
한국에서 청년층이 경제난의 희생양 신세로 전락했다. ‘이태백’(20대의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이 나온 뒤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에 이어 집과 친구까지도 포기한 ‘오포세대’가 등장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최근에는 대학 인문계 출신의 90%가 논다는 ‘인구론’과 ‘청년 실신’(청년 실업자+신용불량자)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미국 청년층의 사정도 비슷하다. 미국 청년층을 대표하는 세대는 1981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이다. 이들의 나이는 현재 18∼34세이다. 이 밀레니얼 세대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부메랑처럼 부모 집으로 회귀하고 있어 ‘부메랑 세대’로도 불린다.

밀레니얼 세대는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는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비율이 22%였으나 2015년 1분기에는 26%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국이 본격적인 경제 회복기에 접어든 2010년에는 부모 집에 거주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비율이 24%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퓨리서치센터는 미 인구센서스국의 자료를 분석해 2007년에는 1340만명의 밀레니얼 세대가 부모 집에 살았으나 올해 초에 그 숫자가 1630만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미국의 18∼34세 연령층 실업률은 2010년에 12.4%에 달했다. 이 연령층의 실업률이 올해 초에 7.7%까지 떨어졌다. 또 평균 주급도 2012년에 547달러(약 65만원)에서 올해 초에 574달러로 소폭 올랐다. 하지만 캥거루족은 오히려 5년 만에 약 300만명 증가했다. 물론 밀레니얼 세대 중에도 부모로부터 독립한 사람이 많다. 2007년에는 독립한 밀레니얼 세대가 4270만명 가량이었으나 올해 초에는 이보다 약간 줄어 4220만명 가량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청년층은 결혼, 집, 학자금 빚 상환을 포기한 ‘삼포세대’이다. 이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며 학자금 빚을 갚지 못해 다시 부모 집으로 기어들어가고 있다. 뉴욕, 샌프란시코 등의 주택임대료 상승률은 봉급 인상률보다 41%포인트나 더 높다. 2013년 미국 대졸자의 75%가 평균 2만8400달러(약 3315만원)의 등록금 빚을 안은 채 대학 문을 나섰다. 미국의 주택보유 비율은 63.5%로 3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2013년 기준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결혼 비율은 26%에 그쳤다.

결국 한국이나 미국이나 포기하는 데만 능숙해져 버린 청년세대에게 다시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 위해선 청년고용할당제와 같은 특단의 대책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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