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체류자 수는 20만8778명으로 집계돼 2007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불법체류자는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한류 열풍이 분 2007년 22만3464명으로 폭증해 정점을 찍은 뒤 정부의 단속 강화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1년 16만여명까지 떨어진 불법체류자 수는 2012년 증가세로 돌아섰다.
추방 앞둔 불법체류자들 세계일보 자료사진 |
태국은 아시아권에서 한국과 비자 면제 협정을 맺은 몇 안 되는 국가다. 양국 간 협정에 따라 태국인들은 한국에 올 때 여권만 갖고 비행기를 타면 90일 동안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과 필리핀 국민은 한국에 입국하려면 단기방문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지만 태국인 상당수는 비자 면제를 활용해 입국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관광 목적으로 입국한 뒤 취업을 하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태국인이 부쩍 늘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호감을 갖게 된 태국 여성들이 한국인 브로커에게 속아서 국내에 들어온 뒤 성매매 조직에 넘겨진 사건도 벌어졌다.
경찰은 지난 5월 태국에서 여성들을 데려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조직총책 김모(49)씨와 태국 현지 여성 관리책 이모(29)씨 등 3명을 구속하고 태국 여성 등 10여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해당 태국 여성들은 비자 면제 협정으로 최장 90일간 무비자로 머물 수 있는 점을 악용해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구인난을 겪는 영세업체들의 외국인 불법고용과 ‘코리안드림’을 꿈꾸는 동남아 국가 국민의 불법취업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태국 현지나 국내 브로커들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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