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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세계화로 각국 중앙은행 역할 약해졌다"

입력 : 2015-09-03 11:06:43 수정 : 2015-09-03 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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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디플레 우려와 함께 세계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세계화의 정점이 지난 게 아니냐'라는 의문이 일각에서 제기된다고 BBC가 2일 보도했다.

BBC는 이와 관련, 세계화가 이미 정점을 찍었다면, 그 이후의 선진국 중앙은행 역할은 어떻게 정립될 것이냐도 큰 관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의 마크 카니 총재가 지난달 말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주최 잭슨 홀 연례 회동에서 이 문제를 부각시켰다고 전했다.

BBC에 의하면 카니는 당시 "지금의 초 세계화(hyper-globalisation) 시대에서 중앙은행이 과연 자국 통화 정책을 운용하는 주인(master)인지, 아니면 (디플레 등) 전 세계적 요소에 치이는 노예(slave)에 불과한지를 얘기해 보자"라는 다분히 도발적인 화두를 던졌다.

카니는 BOE 상황을 예로 들면서, 궁극적으로 영국 경제 여건이 중요하지만, 중국 경제 둔화로 말미암은 원자재 약세와 무역 위축, 그리고 밀접하게 연계된 금융 시스템이란 전 세계적 요소에 통화 정책이 흔들릴 수밖에 없음이 현실이라고 실토했다.

이와 관련해 더 근본적인 측면인 '우리가 여전히 세계화의 정점에 있느냐?'라는 문제도 제기된다고 BBC는 전했다.

카니는 영국이 마거릿 대처 총리 때인 1980년대는 공급 주도 경제 덕택에 인플레 압박이 심하지 않았으며, 이후 노동당 치하에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강조되면서, 통화 정책 운용이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세계화에 접어들면서 여건이 달라졌다는 점을 카니가 강조했다고 BBC는 전했다.

한 예로,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개도국들이 '세계의 공장'으로 본격적으로 부상하면서 선진국 중앙은행의 인플레 정책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싼 수출품과 저임금 충격을 상기시켰다.

이 와중에 신흥국 보유 외환도 크게 늘었음을 지적했다.

그러던 것이 2008∼2009년의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BBC는 한 예로, 무역 위축을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의 무역 증가 폭이 생산이 늘어난 규모를 밑돌았다고 BBC는 전했다. 또 지난 10년 세계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감소한 점도 BBC는 상기시켰다.

왜 그런지에 대한 확실한 원인 규명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현 시점에서 적어도 가능한 추론은 '세계화의 정점을 지났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라는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BBC가 인용한 도이체방크 보고서는 신흥국 중앙은행 보유 외환도 정점에 도달했는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례적인 디플레 구도 속에 전 세계적인 구조 개혁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는 것이다.

단, 그 끝이 어떨지는 아직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이라고 BBC는 전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발 원자재 약세가 디플레 압박을 가중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의 결속이 지금보다는 느슨해지고 이것이 디플레보다는 인플레 쪽에 또다시 통화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하는 시대를 가져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BBC는 전했다.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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