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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때마다 고개 숙이던 김무성… 이번엔 마이웨이 태세

입력 : 2015-09-30 22:06:22 수정 : 2015-10-01 00: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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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金대표 관계 또 흔들 청와대가 30일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비판하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즉각 반박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박(비박근혜)계 김 대표가 정면으로 대립하는 모양새다. 지난 5월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벌어진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파동에 이어 제2의 당·청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운데)가 30일 국회 본청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논의를 위해 열린 의원총회가 끝난 뒤 회의장을 나오다 취재진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그려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청와대 관계자가 당 대표를 모욕하면 되겠느냐. 오늘까지만 참겠다”고 경고했다.
남정탁 기자
◆박 대통령과 김 대표 관계 또 고비 맞나


김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 의중이 실린 청와대 관계자의 비판에 경고장을 날리면서 ‘마이웨이’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를 감수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김무성표’ 정치개혁의 상징물인 국민공천제 포기는 정치적 존재감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의 낙마까지 겨냥한 친박계의 공세와 이를 묵인하는 청와대 행태를 더 이상 두고볼 수 없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친박계가 공공연히 ‘김무성 대권 불가론’을 주장하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대안 후보로 내세우는 데다 사정라인에선 둘째 사위의 마약 투약 사실을 흘리는 등 ‘김무성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는게 김 대표측 인식이다.

비박계 한 의원은 “청와대와 친박계가 김 대표를 비토하는 마당에 김 대표가 청와대에 협조한 들 얻을 게 아무 것도 없다”며 “이젠 김 대표가 청와대와 진검승부를 벌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박 대통령의 뉴욕 순방 출국 때 배웅은 물론 귀국 때도 마중을 하지 않았다. 처음있는 일이다.

변수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구성키로 한 ‘공천제도논의 특별기구’의 결론이다. 특별기구에서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김 대표는 정치적 위기를 맞을 공산이 크다. 김 대표가 만약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경우 비상대책위원회체제가 유력해 보인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 되고 오는 연말 국회로 복귀할 예정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공천을 주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물론 박 대통령이 김 대표를 마구 코너로 몰기만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없지 않다. 노동개혁 등 4대 개혁과 경제활성화 법안 등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金, 주요 고비 때마다 靑에 코드 맞춰와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수평적 당·청관계를 내걸고 비박계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김 대표는 주요 고비 때마다 자신의 생각을 접고 청와대의 뜻에 따랐다.

지난해 10월 상하이발 개헌론 파동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당시 “정기국회 이후 개헌 논의가 봇물이 터질 것”이라고 했다가 청와대가 반발하자 하루만에 꼬리를 내렸다. 사태 수습을 위해 김 대표가 공무원연금법 처리의 선봉을 자처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 이사장을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하려 했지만 친박계와 청와대의 반대에 밀려 포기했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국회법 파동에서도 박 대통령이 유 전 원내대표를 가리켜 ‘배신의 정치’라며 내치자 당·청 화합을 위해 박 대통령의 손을 잡았다. 중요한 고비 때마다 김 대표가 박 대통령을 향해 고개를 숙인 셈이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김 대표가 수차례 자신의 뜻을 접으면서 그의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약화되고 있었다”며 “김 대표의 ‘9·28 역습’은 그런 틀을 깨기 위한 첫걸음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채연 기자 w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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