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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눈높이 맞춘 풍자·해학의 ‘홍동지 놀음’

입력 : 2015-10-03 03:00:00 수정 : 2015-10-0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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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봉규 지음/이육남 그림/아롬주니어/1만1000원
홍동지의 탄생/우봉규 지음/이육남 그림/아롬주니어/1만1000원


어느 마을에 한 아이가 태어난다. 잘 자랐지만 아무 때나 동네 여기저기에 똥과 오줌을 쌌다. 그 아이의 부모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여기저기 사과하느라 바빴다. 마구 똥과 오줌을 싸는 아이와는 어느 누구도 친구가 되어주지 않았다. 아무리 같이 놀자고 해도 고약한 냄새가 나서 주변에 오는 친구도 없었다.

그래서 아이는 집을 나와 정처 없이 걸어간다. 그러다 밤이 되고 깊은 산속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깜깜한 숲속에 혼자 있게 된 아이는 울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이 모르게 뒤따라오던 도깨비들이 나타나 아이에게 왜 울고 있는지 물었다.

친구가 없다고 얘기하자 도깨비들이 친구가 되어 주겠다며 자기들과 똑같이 벌거벗기고 빨간 몸으로 만들고는 홍동지라고 불렀다. 그리고 아주 센 힘도 주었다.

힘이 세진 홍동지는 이제 동네 사람들도 자신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며 마을로 내려갔지만 마을 사람들과 심지어 부모까지도 아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도깨비가 나타났다며 마을에서 쫓아낸다. 갈 곳이 없어진 홍동지는 우연히 작은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둘은 함께 세상의 악을 물리치기 위해 떠난다.

‘홍동지 놀음’은 우리나라 전래의 민속인형극이다. 현재까지 전래된 민속인형극으로서는 유일한 것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인 남사당놀이 중 하나인 ‘덜미’(인형극)에 속한다. 일명 ‘박첨지 놀음’ 또는 ‘꼭두각시 놀음’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모두 주인공들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탈춤과 맥락을 같이하지만 탈춤과 다른 것은 사람이 아닌 ‘인형’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주인공 홍동지를 통해 가부장적인 가족제도의 사회적 모순과 퇴폐적인 양반사회의 모순을 해학과 풍자로 승화시켰다. 그림책에서는 아이들이 읽을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각색했지만 양반사회에 대한 풍자와 해학을 그대로 살렸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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