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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는 '살금살금'… 제조업은 '엉금엉금'

입력 : 2015-10-08 19:51:39 수정 : 2015-10-09 01: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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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중심 경제지표 살아나… 제조업은 부진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지표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제품이 팔리지 않아 공장 가동률은 떨어지고, 재고만 쌓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과 소비 활성화 등을 통해 판매를 촉진하지만, 수출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제조업 가동률은 74.3%로, 두 달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2년 78.6%였던 제조업 가동률은 2013년 76.5%, 2014년 76.1%로 해마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다 지난 6월 75.2%를 기록하며 ‘반짝 상승’한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가동률 하락과 함께 재고율이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지난 8월 제조업 재고율은 128.4%를 기록하며, 6월부터 3개월째 128%대를 잇고 있다. 재고율 상승은 기업들이 수출·내수 판매를 위해 생산한 제품이 제때 처리되지 못한다는 의미로, 기업들의 재고처리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제조업 경기가 부진한 것은 수출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수출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로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의 경제상황과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지연, 신흥국의 불안 등이 맞물려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수출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불확실한 대외상황으로 정부는 내수 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소비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전 수준을 웃돌면서 생산과 투자도 2분기 부진에서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수 확대가 경기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적 효과와 함께 추석 연휴 특수로 소비가 빠르게 회복했다고 보고 있다.

주형환 기재부 1차관도 이날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경제단체 부회장들과 방문한 서울 양천구 목3동시장에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을 계기로 소비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했다. 주 차관은 이어 “추경 등 재정보강 대책을 연말까지 차질 없이 집행해 경기 활성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소폭 내수 확대만으로 제조업 경기를 끌어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자부품과 기계장비,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의 재고가 쌓이면서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도 한국 제조업의 재고율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무디스는 지난달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하향 조정하면서 높은 재고율을 이유로 들었다. 무디스는 “대외적 충격이 발생할 경우 급격한 재고 조정으로 인해 한국 경제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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