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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월 금리 인상설에… 고민 깊어가는 한은

입력 : 2015-10-09 20:00:18 수정 : 2015-10-09 23: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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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금리 속속 인하… 글로벌 환율전쟁 고조
1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여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금융가에서는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12월로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지난 9월 미국이 금리를 동결한 후 시간을 벌게 된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속속 내리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환율전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국정감사에 이어 대통령 주재 국민경제자문회의(자문회의)에서도 금리 인하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경제전문가 64명을 대상으로 한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점 조사에서 “올해 12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응답이 64%로 가장 많았다. 이달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응답은 단 한 명에 그쳤다. 미 연준의 금리·통화 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올해 10월28일과 12월16일 두 차례 남았다. 이날 공개된 9월 FOMC 정례회의록에서도 다수의 FOMC 위원들이 “(통화)정책 강화를 위한 조건이 이미 충족됐거나 연말까지 충족될 것이라고 계속 기대한다”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확인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상시기가 9월에서 12월로 지연되면서 신흥국들은 다시 경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인도, 대만, 파키스탄 중앙은행이 잇달아 기준금리를 내렸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초 열린 통화정책회의 후 추가 부양정책 가능성을 시사했고, 일본도 양적완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 조치가 재개된 것은 중국을 비롯해 세계 경기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월 미국의 금리 동결로 외국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자 미국의 금리 인상 때까지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경기를 띄워보자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자문회의에서 통화정책과 관련해 “미국 금리정책과는 독립적으로 경기 및 인플레이션 등 우리의 경제상황을 감안해 수행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실상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국내 경기부양을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교롭게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은 총재가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함께 페루 리마로 출장을 떠나 이번에도 한은이 금리를 내리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미국 워싱턴), 올해 2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터키 이스탄불), 3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터키 앙카라), 5월 아시아개발은행(ADB)연차총회(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도 최 부총리와 이 총재가 조우했고, 출장 직후인 지난해 10월, 올 3월, 6월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두 사람이 출장만 같이 가면 기준금리가 내려간다’는 뒷말이 나왔다.

한은 내부에서는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동결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총재는 국감에서 미국 금리 인상 지연과 관련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런 주장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고 답했다. 더구나 한은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조사에서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작을수록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국내 은행들이 받는 충격은 더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 상황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 총재의 답변은 모든 상황을 기준금리에 기계적으로 연결시키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였다”며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중립적으로 결정하라고 중앙은행을 만든 것인데, 금통위 직전에 자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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