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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에 미시경제 대가 앵거스 디턴

입력 : 2015-10-12 22:06:05 수정 : 2015-10-13 03: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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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출신의 美 프린스턴대 교수
‘준이상수요체계’ 고안 학계 주목
소비·빈곤·복지 관계 연구 탁월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 앵거스 디턴(70·사진)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디턴 교수는 개인의 세밀한 선택(소비)과 소득총액을 연결시킴으로써 미시·거시 경제학의 분야를 완전히 탈바꿈시켜 경제학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다”며 “학계 뿐만 아니라 실제 (각국의) 정책 결정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출신인 그는 케임브리지대에서 ‘소비자 수요 모델과 영국에의 적용’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브리스톨대 재직 당시 존 무엘바워 옥스퍼드대 교수와 함께 수요 측정방식인 ‘준(準)이상수요체계’를 고안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준이상수요체계는 소비자 행동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수요 분석틀이다.

이후 개인 소비가 경제 전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구체화해 미시경제와 거시경제, 개발경제의 영역을 아우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소비자들이 가계 수입을 어떻게 배분해 지출하는지, 소득을 얼마나 쓰고 저축하는지, 개인 소비와 사회 복지·빈곤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 가장 신뢰할 만한 분석틀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제 발전과 사회적 빈곤 문제를 다룬 경제서 ‘위대한 탈출’(2013)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디턴 교수는 이 책에서 인간의 삶이 ‘성장’을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됐으며 소득과 기대수명의 격차 등 사회 불평등 문제도 어느 정도 완화됐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성장은 인간을 빈곤과 결핍에서 탈출시키는 원동력”이라며 “불평등은 성장의 결과인 동시에 또 다른 성장과 진보를 이끌어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가 분배의 중요성을 아예 등한시한 것은 아니다. 그는 “사회적으로 분배 요구가 성장 욕구보다 커진다면 (정부의 분배 정책 등) 과거를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린스턴대 출신인 여의도연구원 김종석 원장(홍익대 교수)은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박사과정 3학년일 때 디턴 교수가 학부생들을 가르쳤는데 강의 스타일이 독특해서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김 원장은 이어 “통상 경제학 수업은 수요공급의 법칙부터 가르치는데 그는 교과서에 구애받지 않고 사례 중심으로 수업했다”며 “경제학 교수법이 달랐다”고 덧붙였다. 그는 “가계소득이 변해도 가계소비가 그에 따라 급변하지 않는다는 이론을 소비자행동 모형을 통해 새롭게 조명한, 이른바 ‘디턴 역설’(디턴 패러독스)로 유명하다”며 “미시경제학 이론으로 시작해 빈곤문제, 인구문제로 지평을 넓힌 분”이라고 평가했다. 

디턴 교수는 이날 선정발표후 “노벨위원회가 세상이 빈곤에 대한 연구에 상을 주기로 결정한 게 반갑다”며 “세계의 절대 빈곤은 앞으로 계속 감소할 것이지만 맹목적으로 낙관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자신에 대해서는 ‘세계의 빈곤과 사람들의 행동 방식, 그리고 무엇이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학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노벨경제학상 수상으로 상금 800만크로네(약 11억3000만원)를 받게 된다.

이번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6개 부문 수상자 발표가 마무리됐다. 노벨상 시상식은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송민섭 기자, 세종=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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