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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틀렸소" 트럼프와 '썰전' 벌인 한국계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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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10-13 11:30:03 수정 : 2015-10-13 15: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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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후보와 젊은이의 짧지만 강렬한 논쟁이었다. 짧은 논쟁 과정에서 거물을 지지하는 박수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거물은 내년 미국 대선의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였고, 젊은이는 한국계 대학생으로 보였다. 짧은 논쟁은 ‘한국의 무임승차론’에 대한 시각이었다.

트럼프 후보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온건 중도주의 성향의 정치단체인 ‘노 라벨스(No Labels)’가 주최한 행사장에서 한국계로 보이는 질문자로부터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은 잘못된 인식’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당황한 트럼프 후보는 질문에 나선 이의 반박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한국의 비용부담은 푼돈(peanut)”이라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국계로 추정되는 대학생. 미국 C-SPAN 캡처
하버드대학 로고가 있는 옷을 입은 질문자는 행사의 마지막 순간 질문할 기회를 얻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맞지 않다”고 그동안의 트럼프 후보의 주장에 반박했다. 트럼프 후보는 답변 대신 “당신, 한국 사람이냐”고 물었다. 질문자가 “아니다. 나는 텍사스주에서 태어나 콜로라도주에서 성장했다”고 또렷하게 말하자 청중들은 웃음으로 호응했다. 이어 “내가 어디 출신이건 관계없이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싶다”며 “한국은 해마다 8억6100만달러(약 9800억원)를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후보는 다시 말을 끊고 “우리가 부담하는 비용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질문자가 말을 이어가려 하자, 트럼프 후보는 “한국은 부자나라”라며 발언권을 주지 않고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는 최근 4000개의 텔레비전을 주문했는데, 입찰자는 LG와 삼성 등 한국기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소니도 있었지만, 그들은 경쟁에 들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독일도 방어하고, 일본도 방어하고, 한국도 방어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주 작은 비용을 받는데, 이것은 조각(fraction)에 불과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가 자신의 주장만 이어가자 청중들은 다른 질문에 대한 답변 때와 달리 박수를 치지 않았다.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해 방위비 분담비용으로 해마다 1조원 상당액을 부담하고 있다. 간접지원액까지 포함하면 규모가 더 크다. 트럼프 후보의 답변 도중에도 현장의 미국 언론은 이 질문자의 모습을 영상으로 잡고 인터뷰에 나섰다.

지난달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트럼프 후보가 잘못된 한국 관련 주장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 미국 국민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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