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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내긴 아쉬운, 영원한 타티아나

입력 : 2015-11-08 23:56:36 수정 : 2015-11-08 23: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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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강수진의 고별 공연 ‘오네긴’
떠나보내기 아쉬운 기량이었다. 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발레리나로서 마지막 공연을 한 강수진(48)은 ‘영원한 강철나비’로 기억될 무대를 선보였다.

강수진은 이날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오네긴’(사진)에서 순진한 시골 처녀 타티아나를 연기했다. 감정 표현이 중요한 드라마 발레라 강수진의 진가는 더욱 빛났다. 1막에서는 독서를 즐기는 수줍은 아가씨 그대로였다. 도시 청년 오네긴에게 반할 때는 풋풋한 열정이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세월이 흘러 공작 부인이 된 3막에서는 우아한 기품이 넘쳤다. 기술 역시 나무랄 데 없었다. 파트너에 의지해 사뿐 날아오를 때는 깃털처럼 가벼웠으며 회전과 기본 동작들 모두 깔끔했다.

이 작품의 백미는 마지막에 타티아나와 오네긴이 추는 긴 파드되다. 타티아나를 매몰차게 내쳤던 오네긴은 몇년 뒤 귀부인이 된 그녀를 보고 뒤늦게 사랑을 고백한다. 타티아나는 옛 사랑에게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다 이내 마음을 다잡는다. 오네긴을 냉정하게 뿌리친 강수진이 끝내 얼굴을 감싸며 오열하자 숨죽여보던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커다란 환호와 기립 박수가 뒤를 이었다. 공연을 마친 강수진은 환한 얼굴로 두 팔 벌려 인사했다. 이날 거장 발레리나의 마지막을 축하하는 박수 소리는 오래오래 이어졌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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