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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심장 등 미니장기 대량생산 길 열리나

입력 : 2016-04-24 17:06:06 수정 : 2016-04-24 17: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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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존스홉킨스의대, 태아 뇌 닮은 '미니 뇌' 대량 배양기 개발 엄마 배 속의 아기 뇌와 비슷한 '미니 뇌'부터 사람 위장과 닮은 '미니 위', 팔딱팔딱 뛰는 운동능력까지 재현한 '미니 심장'까지 최근 줄기세포를 이용해 미니장기를 만드는 연구가 활발하다.

미니장기는 주로 생명현상을 연구하고 약물을 시험하기 위한 실험에 활용된다.

배양 접시에 단층으로 얇게 배양한 세포와 달리 미니장기는 실제 장기의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실험이 가능하다.

특히 환자의 줄기세포로 만든 장기라면 '아바타'가 되는 셈이다.

최근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은 '미니 뇌'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소형 회전배양기를 개발해 '셀' 22일 자에 발표했다.

미니 뇌는 2013년 오스트리아 연구팀이 처음 만들었다. 당시 연구팀은 사람의 줄기세포에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해 분화시켰고, 2개월 만에 완두콩만 한 뇌 유사 조직으로 키웠다. 이는 9주 정도 된 태아의 뇌와 비슷한 크기다.

이 조직은 크기뿐 아니라 모양도 비슷했다. 해마와 피질 같은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조직을 이루는 신경세포끼리도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아 어느 정도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고 최대 1년까지 배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부터 미니 뇌는 자폐증과 조현병 등 신경발달장애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쓰는 연구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윤기준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신경발달장애를 연구하려면 사람 세포에서 나온 뇌세포를 얻어 배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배양한 뇌세포를 자세히 관찰하면 질병의 원인을 알아내거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제를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브라질 연구팀이 이를 이용해 지카바이러스가 소두증의 원인이라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존스홉킨스의대 연구팀이 개발한 소형 배양기의 모습. Johns Hopkins Medicine 제공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배양기는 실제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할 때 쓰는 배양접시를 닮았다.

배양접시 한 판에는 호두알만 한 크기의 방 12개가 오목하게 파여있는데, 여기 단백질 등 영양소가 들어 있는 배양액을 2ml 씩 넣어주고 시기마다 분화에 필요한 다른 단백질을 넣어준다. 각 방이 미니 뇌가 자라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배양액을 저어줄 수 있는 장치도 달렸다. 각 방 위를 덮은 톱니 모양의 뚜껑이 이 장치의 일부다.

판을 층층이 쌓으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배양기를 넣을 수 있다.

연구팀이 이 장치에서 미니 뇌를 배양한 결과 일주일 만에 수백 마이크로미터 크기로 자랐고 80일 뒤에는 수 mm 크기가 됐다.

윤 연구원은 사실 이 시스템을 처음 개발한 사람이 뉴욕과 메릴랜드 주에서 온 고등학생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등학생 두 명이 여름방학 동안 실험실에 와 연구하며 오토 캐드(CAD)프로그램으로 배양기를 직접 설계했고 3D 프린터로 출력해 구조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에 만든 미니 뇌에 지카바이러스를 감염시켰고 그 결과 신경줄기세포가 죽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는 지카바이러스와 소두증의 연관 관계를 잘 설명해 주는 것이다. 

미니 뇌에 지카바이러스(초록색)를 감염시킨 모습. Xuyu Qian/Johns Hopkins Medicine 제공.
윤 연구원은 "미니 뇌 소형 배양시스템은 지카바이러스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신경발달장애를 고효율, 고처리 방식으로 연구할 길을 열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미니 뇌의 병리를 완화할 수 있는 약제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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