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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 신온고지신] 임현물이(任賢勿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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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5 21:25:33 수정 : 2016-05-25 21: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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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는 참모를 잘 써야 한다. 무엇보다 지도자는 참모의 전문성을 인정해 계급적 상명하복 관계가 아닌 상호보완관계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명참모는 ‘주군’을 훌륭한 지도자로 성장케 하고, 지도자는 참모에게 보람을 갖게 할 수 있다. 훌륭한 인재를 찾아 일을 맡겼으면 의심하지 말고 밀어줘야 한다. 참모가 일을 하다보면 주변의 현실안주형 기득권자들은 참모를 헐뜯곤 한다. 해당 참모 주위에서 어떤 소리가 나오든, 공익을 해치는 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그를 신임해서 끝까지 뒷받침해주라는 뜻이다.

‘서경(書經)’ 대우모 편에 나오는 익(益)의 말에 참모를 신뢰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지도자는)조심함이 없을 때 경계해 법도를 잃지 마시고, 안일함에 빠져 놀지 마시며 즐겁다 해서 지나치면 안 됩니다. 어진 사람을 임명했으면 두 마음을 갖지 말고 사악한 사람을 내치되 의심하지 마십시오(儆戒無虞 罔失法度 罔游于逸 罔淫于樂 任賢勿貳 去邪勿疑).” 참모 등용의 중요성에 대해선 ‘관자’에도 나온다. 춘추시대 강력한 패자(覇者) 제환공이 하루는 신임하는 관중에게 걱정거리를 털어놓았다. “내가 사냥을 좋아하고 주색(酒色)도 멀리하지 못하는데 패권을 차지할 수 있겠소?”

관중은 즉각 답변했다. “어진 사람을 쓰지 않으면 승리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어진 줄을 알면서도 그를 쓰지 않는다면 천하경영의 패업(覇業)을 이루지 못합니다. 또 임무를 맡기지 않거나 맡긴 후에 다시 소인들로 하여금 입을 대게 하면 승자가 되는 길에 해롭습니다(不用賢害覇 知賢而不用害覇 用而不任害覇 任而復以小人參之害覇).” 지도자는 인재를 널리 구해서 써야 한다. 내 편 네 편 따지고 수시로 의심하면 인재 찾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설령 등용했다고 하더라도 뿌리내릴 수 없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任賢勿貳 : ‘인재에게 일을 맡겼으면 두 마음을 갖지 말고 밀어주라’는 뜻.

任 맡길 임, 賢 어질 현, 勿 말 물, 貳 두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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