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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달성했는데… '웃는' 서울· '웃픈'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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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8 06:32:00 수정 : 2016-05-27 22: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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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와 K리그 클래식을 병행하는 팀들은 무게 중심을 ACL에 두는 편이다. 조별리그 이후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되는데다 상금 규모도 크기 때문이다. 국제 대회이기 때문에 모기업 광고효과도 훨씬 크다. 2006년 ACL에서 우승한 전북 현대는 지난해 발간한 ‘해외마케팅 사례집’에서 “ACL 우승 과정과 FIFA 클럽 월드컵 출전 경기는 세계 각국에 방송됐다. 선수들 가슴에 새겨진 현대자동차 로고 역시 자연스레 전파를 타고 전세계로 나갔다. 홍보에 제법 큰 구실을 했다는 것을 모기업 내에서도 인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ACL은 일단 끝났다. 올 시즌 ACL에 나선 K리그 4팀(전북, FC서울, 포항, 수원 삼성)중 전북과 서울만 16강에 올랐고, 우여곡절 끝에 8강까지 합류했다. ACL 8강은 8월 말에 열린다.

전반기 전력을 쏟아부은 ACL에서 목표를 달성한 두 팀은 이제 전열을 가다듬고 K리그 클래식에 나선다. 선수들 기량이 출중한 덕분에 두 팀은 다른 팀보다 K리그 클래식을 한 경기 덜 치렀지만 선두권을 형성했다. 이제 K리그와 축구협회(FA)컵에 집중할 서울과 전북은 리그 운영 면에서 다소 온도차를 보인다.
 
◆끝없는 경쟁, 최용수 “리그는 길게 보고 있다”

최용수 감독은 26일 전남전을 앞두고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한 시즌을 길게 보고 싶다”며 운을 뗀 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의 분위기를 6월에도 연속적으로 가고 싶지만 절대 그런 상황 나오진 않는다. 게임들 다 잡겠다고 출혈 감수하는 것보다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ACL과 리그에서 예상보다 좋은 페이스로 흘러가고 있지만 더 높은 목표를 이루려면 취약한 포지션에서 지속적인 경쟁이 필요하다는 해석이다.

서울은 지난 25일 우라와 레즈(일본)를 가까스로 이기긴 했지만 연장에서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주장 오스마르가 버텨주고 있지만 홀로 다 해결할 수는 없다. 최 감독은 미디어데이에 정인환을 대동했다. 정인환은 2014년 전북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했다가 K리그로 돌아와 서울에 안착했다. 부상 등의 이유로 아직 출전하지 못한 그가 이제 털고 일어설 준비를 마쳤다. 정인환은 “복귀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즐겁게 공을 찬다”며 “밖에서 지켜만 봤다. 아직 언제 들어갈지 모르지만 팀 흐름에 방해되지 않도록 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 감독은 “부상에서 재활하는 선수들이 큰 힘이 된다”며 “검증된 선수들을 투입할 때 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최 감독의 말대로라면 리그에서 한 박자 천천히 가더라도 리그에서 여러 조합을 시험할 전망이다. 현재 리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급할 게 없다. 최선의 스쿼드와 전술이 탄생하면 ACL 8강과 리그 후반기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최 감독은 “8, 9, 10월 모든 것이 결정된다. 그때까지 다양한 선수 구성을 해볼 것이다. 아직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 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했다.

◆최강희 “전반기 목표는 이뤘다. 이제 조직력 다질 때”…사퇴 시사가 변수

최강희 전북 감독은 개막 전 올 시즌에 ACL에 주력한다고 선언했다. K리그 3연패를 포기하진 않았지만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할 순간에는 ACL에 더 최상의 전력을 투입하겠다는 얘기다. 전북은 빈즈엉(베트남)원정에서 충격의 패를 당하는 등 ACL에서 간혹 삐걱거렸지만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데 이어 결국 8강까지 험난하게 올라갔다.

최 감독은 전반기 목표로 삼은 ACL 8강 진출과 K리그 클래식 상위권은 달성했다. 이원화가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제는 이 선수들이 얼마나 찰떡 호흡을 맞춰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지다. 최 감독은 “조직력이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면서 “팀은 좋아지고 있다. 더 좋아질 수 있지만 얼마만큼 선수들이 집중해주는지와 분위기를 안 깨고 시즌을 마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분위기다. 최근 전북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불거졌다. 전북의 스카우트 C씨가 심판 2명에게 5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건넨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C씨는 불구속 기소됐고, 전북 이철근 단장과 최강희 감독은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직접 책임지겠다”고 입장을 밝히며 사퇴까지 시사했다.

해당 사건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지만 선수들은 알면서도 더욱 열심히 뛰었고 결국 16강에서 멜버른 빅토리(호주)를 물리쳤다. 한고비는 넘겼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도 구단이 제출한 소명자료와 각종 수사결과를 토대로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구단 안팎이 시끄러운 가운데 선수들이 얼마나 응집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전북은 올 시즌 리그에서 유일하게 패가 없다. 6승4무를 거둔 전북은 서울에 다득점에서 밀려 2위다. 당분간 ACL이 없기 때문에 최 감독은 리그 경기에 매경기 최상의 전력을 내보낼 수 있다. 다만, 책임지겠다는 최 감독의 범위가 어느 정도 선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지휘봉을 놓기라도 한다면 팀이 흔들릴 여지는 충분하다. 외풍에도 선수단이 얼만큼 응집력을 발휘하며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구리=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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