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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우유급식, 최저가 입찰제에 파행

입력 : 2016-07-28 09:22:48 수정 : 2016-07-28 09: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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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납품가 430원→310원 급락…출혈경쟁에 급식중단 속출
올해 들어 일선 초등학교에서 우유급식 최저가 입찰제가 확산하면서 유업체들의 출혈경쟁으로 원가 이하 우유가 등장하고 급식중단 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파행이 빚어지고 있다.

초등학교 우유급식은 그동안 농림축산식품부가 단가를 정하는 고정단가제로 운영되다가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부당공동행위 지적과 함께 지난해에는 감사원이 지방교육청 감사 이후 교육부에 최저가 입찰 도입을 권고하면서 올해부터 최저가 입찰이 확산하고 있다.

28일 유업계에 따르면 고정단가제 시행 당시 200㎖당 430원 안팎에 일선 학교에 납품되던 흰우유 가격이 최저가 입찰제가 본격 확대된 올해 들어서는 평균 310~320원대에 공급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교에서는 업체간 출혈경쟁이 심화하면서 생산원가에도 못미치는 200㎖에 150원에 우유를 납품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최저가 입찰제는 과거 우유급식 납품업체 선정이 고정단가제에 따른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계약과정이 불투명해 학교와 공급업체 간 뒷거래나 비리 등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도입, 확산했다.

그러나 공개입찰을 통해 무조건 싼 가격을 적어내는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자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화됐고, 이로 인해 원가 이하에 납품계약을 체결하거나 채산성이 맞지 않아 급식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최저가 입찰로 낙찰을 받았으나 정작 공급할수록 손실이 커지자 대리점이 계약을 파기한 것이다.

지난 4월 건국우유 본사와 대리점 간의 납품가 갈등으로 수도권 63개 초등학교에 우유급식이 중단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급식품질 저하 우려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유업계에서는 생산비와 검사비, 관리비, 물류비 등을 포함한 흰우유 원가를 200㎖당 약 340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최저가 입찰제 도입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낙찰가가 평균 310~320원에 그치다 보니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게 되고 단가에 맞추려다 보면 품질이 떨어지는 우유를 공급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물류비 부담이 크고 학생 수가 적어 수익성이 낮은 도서 산간 지역의 경우 아무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수차례 유찰되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업체간 공정한 경쟁을 통한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공익성이 강한 학교급식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부작용이 큰 우유급식 최저가 입찰제는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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