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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줄 잇는 탈북 행렬… 신변보호·지원에 만전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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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29 21:12:22 수정 : 2016-07-29 2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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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에 직면한 북한에서 탈북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 체제의 불안정성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홍콩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 참가한 북한의 수학 영재 고교생이 현지 한국총영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다. 북한군 총정치국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자금 관리 업무를 하던 장성급 인사의 탈북설까지 불거졌다. 북한 엘리트층의 체제 불만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해외에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도 동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몰타에서 지난해와 올해 북한 근로자 3명이 탈출해 2명이 한국에 입국한 사실이 확인된 데 이어 일본 언론은 지난달 중국 랴오닝성의 수산물 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 직원 8명이 집단 탈북했다고 전했다. 앞서 4월과 5월에는 중국 저장성과 산시성의 북한 식당 종업원 16명이 탈출해 동남아를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북한의 해외 파견 근로자들은 출신 성분이 좋아 생계 문제에 시달리지 않는데도 위험을 무릅쓰고 탈북 행렬에 합류한 것이다. 저장성의 북한 식당 종업원은 “최근 대북 제재가 심해지면서 북한 체제에는 더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탈북민들은 모두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입국한 탈북민은 749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2%나 늘었다.

북한은 체제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납북자가족모임에 따르면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탈출에 책임이 있는 6명이 공개 처형됐다. 뿐만 아니라 북한 정찰총국 등 대남 공작기관들이 우리 재외 국민을 상대로 한 테러를 준비하기 위해 중국·동남아 등지에 10여개 테러 실행조를 파견했다.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집단탈출 이후 보복 테러를 감행하라는 김 위원장 지시에 따른 조치라고 한다. 북한이 남파 공작원 지령용 난수(亂數) 방송을 하는 것도 심상치 않다. 공세적 대남공작을 재개하려는 징후로 볼 수 있다. 탈북 인사들에 대한 보복 테러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북한이 단속을 강화하더라도 제방이 터진 듯 쏟아지는 탈북 시도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정부 당국은 탈북민의 신변 안전을 지켜주고 이들을 돕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행여라도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탈북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탈북민들에 대한 무분별한 ‘납치 의혹’ 제기 역시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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