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 논의 재개가 글로벌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일본에 이어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재추진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재무장관 회의서 만난 한국·일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양국 재무장관회의를 끝낸 뒤 기념촬영에 앞서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같은 우려에도 정부가 일본에 통화스와프를 먼저 제안한 것은 위기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통화스와프 재개에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브렉시트 결정 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 간 정책 공조를 더욱 긴밀히 해 나가기로 했다”며 “통화스와프라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통화스와프를 많이 체결하자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또 양국이 같은 금액을 주고받는 균형된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종료된 통화스와프의 경우 한국 측은 100억달러를, 일본 측은 50억달러를 수취하는 불균형 계약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급격한 외화 유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 한·일 간 통화스와프 재개가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때인 만큼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로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며 “국제시장 영향력이 큰 엔화와 스와프가 가능하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원화의 통화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일본과 통화스와프 협정 논의를 재개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도 재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미 간 통화스와프는 2008년 10월 300억달러 규모로 시작됐다가 2010년 종료됐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이점이 있다.
유 부총리는 지난 2월 상하이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한·미) 통화스와프는 필요한 시점이 되면 체결을 하자고 할 용의가 충분히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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