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성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은 23일 태국 나콘빠톰에서 계속된 AVC컵 조별예선 B조 2차전 호주와의 맞대결에서 레프트로서 후방에서 리시브와 수비를 전담하면서도 팀내 득점 1,2위에 오른 황경민과 한성정의 활약을 앞세워 3-0(26-24 30-28 25-22) 완승을 거뒀다. 전날 일본전에서 두 세트를 내준 뒤 내리 세 세트를 따내는 무서운 뒷심을 보여줬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8강 크로스 토너먼트에서 A조 하위권 팀을 만날 수 있는 고지를 점령했다.
두 경기로 드러난 ‘김남성호’의 최대 고민은 라이트 요원으로 데려온 조재성(경희대), 임동혁(제천산업고)의 부진이다. 이날 선발 라이트로 출전한 조재성은 경기 초반 2점을 올리긴 했지만, 연이은 공격 범실로 1세트 중반 임동혁과 교체되어 나갔다. 임동혁은 유일한 고교생으로 한국 배구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로 꼽히지만, 아직은 경험 부족으로 주공격수 활약을 보여주기엔 부족한 모습이다.
황경민 |
한성정 |
황경민은 현재 허벅지와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대표팀 트레이너에게 몸이 가장 안 좋은 선수를 물어봐도 가장 먼저 나오는 이름이 황경민이다. 황경민은 “몸이 성한 곳이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어제 첫 경기를 고생 끝에 이겨서 오늘은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그래서 3-0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경기대에선 제가 많은 공격을 전담하다보니 부담스러운 게 있지만, 대표팀에는 각 대학교 에이스들이 모여있다보니 제가 공격에서 풀리지 않아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부담감이 한결 덜하다”라고 덧붙였다.
대학리그에서는 3연전을 치르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기에 매경기 풀타임 출전해야 하는 황경민과 한성정은 체력이 달릴 법도 하다. 좀 힘들다며 약한 모습을 보인 황경민과는 달리 한성정은 “저는 괜찮아요. 아무래도 경민이는 공격을 많이 하니까 힘들거에요. 서로 도와가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두 선수 모두 프로에서 차출되어 대표팀에 합류한 ‘맏형’ 이승원과 김재휘에게 감사한 마음도 전했다. 황경민은 “확실히 프로에서 뛰던 형들이 와서 그런지 경기력이 흔들릴 때마다 다 잡아준다. 아마 대학선수들끼리 왔으면 와르르 무너졌을 순간에도 두 형이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나콘빠톰(태국)=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 제공=남정훈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