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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책] '틈새' 지대서 방황하는 아이들… 유리벽 깨나가며 겪는 성장통

입력 : 2016-10-01 03:00:00 수정 : 2016-09-30 20: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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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1000원
틈새 보이스/황선미 지음/문학과지성사/1만1000원


미혼모인 엄마에게 외면받고 거리를 떠돌다 다시 엄마와 같이 살게 된 김무. 재주 많으라고 붙여준 이름이지만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무’라는 이름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지낸다. 부모로부터 부정당한 존재라는 사실에 스스로 짓눌려 지내며 누군가로부터 이해받고 용서받은 경험이 없는 무는 상처를 받을까봐 타인과는 항상 거리를 두며 지낸다. 친구도, 엄마도 무에게는 가슴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랬던 무는 윤과 도진, 기하를 만난다. 큰 건물 사이에 있어 ‘틈새’라고 불리는 허름한 분식집에서다. 소년들은 모두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다. 무는 말할 것도 없고, 틱장애를 가진 윤, 좋은 머리로 뭘 하고 다니는지 알 수 없는 기하, 인터넷을 뒤져서라도 똑똑한 척하는 도진이다. 어쩌다 이런 아이들이 모였을까 싶지만 이들은 서로에게 간섭하며 서툴게나마 조금씩 관계를 맺어가고, 스스로를 가둔 유리벽을 깨나간다. 소년들의 만남은 우연처럼 시작되었지만 그들의 인생에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버티게 해준 것이다.

관계 맺기에 서툰 청소년들에게 책은 결국에는 모든 관계들이 나라는 닫힌 세계를 깨고 성장을 하는 과정이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상처 입고 상처가 아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2014년 런던도서전 ‘오늘의 작가’, 2015년 서울국제도서전 ‘올해의 주목할 작가’로 선정됐고,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마음을 나온 암탉’을 지은 저자의 신작이다. 저자는 이번 책에서 방황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정교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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