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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영화 속 총격전이 서울 도심에서 일어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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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20 23:24:28 수정 : 2016-10-20 23: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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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총격전이 그제 서울 도심에서 벌어졌다. 경찰관이 범인이 쏜 사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다른 경찰관이 실탄을 쏘고 주변 시민들이 합세한 끝에 범인 성병대(46)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는 사제 총 17정과 사제 폭발물 1개, 칼 7개가 발견되었다. 미국식 총기 난사가 우리 사회에서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줘 충격적이다.

범인은 경찰에 극도의 적개심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 감정이 필요하겠지만 막연히 사회에 반감을 드러내는 ‘외로운 늑대’일 개연성이 높다. 그가 1주일 전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는 “2~3일 안에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있을 것이다. 부패친일 경찰 한 ×이라도 더 죽이고 가는 게 내 목적”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경찰이 자신을 수시로 감시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미성년자 성폭행 등 전과 7범인 범인은 2012년 9월 출소 이후 전자발찌를 착용하게 되자 경찰에 반감을 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강남역 살인사건에서 보듯 요즘 우리 사회에서 묻지마식 살인이 크게 늘었다. 여기에 ‘외로운 늑대’형 범죄까지 더해질 수 있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더군다나 강력한 총기 규제를 비웃듯 총기범죄도 빈번하다. 인터넷상에는 범인처럼 목재와 고무줄, 쇠구슬 같은 간단한 재료로 총기를 만드는 제조법이 널려 있다. 그동안 수차례 지적됐는데도 범인이 전자발찌를 쉽게 끊을 수 있었다는 점도 큰 문제다. 총기 사건 신고를 받고서도 방탄복 등 기본 장구를 갖추고 않은 채 출동하는 경찰 현주소도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철저한 단속과 대책만이 공권력의 무력화를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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