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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 말고는 아무도 몰랐다?

입력 : 2016-10-26 18:53:51 수정 : 2016-10-26 22: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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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 참모들 최씨 정보 파악 못해 / 각종 의혹에 “경위 파악” 답변만 / 비서실장도 국정개입 모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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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을 통하지 않고는 일이 되지 않는다”는 청와대 주변 풍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순실(60)씨 국정 개입은 최측근 3인방을 제외하면 청와대 내부 어떤 참모들도 그 사실을 알아채기 어려웠다. 그렇다 보니 최씨를 비롯한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참모들은 정치 공세로 치부했고, 연설문 수정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시스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해 결과적으로 거짓 해명 논란을 낳았다.

24일 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이 유출됐다는 JTBC 최초 보도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도 이 같은 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JTBC 보도 직후 청와대는 심야대책회의를 했지만 25일 오전까지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한 채 “경위 파악 중”이라는 답변만을 내놓았다. 극도의 보안 속에 취급되는 대통령 연설문이 거의 완성본 형태로 최씨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는 부속실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박 대통령 의중이 실렸다는 의미인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참모들이 없었던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참모들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가 없다. 사실이라면 충격적이다. 그런 일이 있다면 단호하게 유출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여권 인사는 26일 통화에서 “3인방을 제외하면 누구도 그 사실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대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김재원 정무수석이 26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순실 파문’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기에 앞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3인방은 1988년 박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할 때 최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씨 추천으로 박 대통령 보좌진으로 발탁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와 3인방 관계도 막역할 수밖에 없다.

2014년 7월 국회운영위 회의에서는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매일 내부서류를 갖고 외출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 가운데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부속비서관이 밤에 번갈아 서류를 들고서 어디론가 나간다는 내용의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원종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20일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최씨의 연설문 수정 의혹에 대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지만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이 실장은 실제로 최씨의 국정개입을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 나온다.

이우승 기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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