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에서는 구글의 AI 이미지 소프트웨어인 딥 드림(Deep Dream)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컴퓨터와 인간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하싯 아그라왈의 ‘탄뎀’(Tandem), 과학철학자들이 저술한 30만개 문장을 학습한 기계가 기술에 대한 새로운 문장을 생성하는 양민하의 학습 알고리즘 작업 ‘해체된 사유와 나열된 언어’ 등이 첫선을 보인다.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의 ‘감정’을 공장에서 나온 ‘제품’처럼 보여주는 작품 ‘브레인 팩토리’. 화면에 나오는 단어를 응시할 때 뇌파를 측정해 이를 3D프린터로 제작한다. 아트센터 나비 제공 |
컴퓨터와 인간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하싯 아그라왈의 ‘탄뎀’(Tandem). |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자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기도 한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은 인간과 AI의 관계를 부모와 아이에 빗대어 설명했다.
“AI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든 아기(Baby)”라며 “AI가 엄청난 능력을 지녔지만, 홀로 결정을 내릴 수 없고, 옳고 그름에 대한 사리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점에서 아기나 마찬가지다.”
그는 “AI라는 아기에게 좋은 양식(데이터)을 주고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관찰하고 윤리교육을 해야 한다”며 “AI에게는 아직도 인간이 필요하고 앞으로 더 인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인간의 감정은 무엇인가’ ‘대체 인간은 무엇인가’ ‘제대로 공감하고 있는가’ 등 인간성 자체에 대한 강력한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노 관장은 “인공지능시대에는 내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교육이 더 절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혁신적인 학교로 꼽히는 ‘칸아카데미’나 ‘아트스쿨’의 명상 수업에서 오장육부를 통해 감정을 느끼는 교육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알아차려야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AI의 과제이기도 하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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