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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인공지능의 만남… AI예술 한눈에

입력 : 2016-11-15 20:55:15 수정 : 2016-11-15 20: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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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센터 나비 ‘AI와 휴머니티’전 2017년 1월20일까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AI)을 활용한 전시가 열린다. 내년 1월 20일까지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리는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 AI와 휴머니티’전에서는 하싯 아그라왈, 모리스 베나윤, 신승백, 김용훈, 양민하 등 국내외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디자이너 등 다양한 창작자들의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모두 AI를 활용해 만든 작품이다.

전시에서는 구글의 AI 이미지 소프트웨어인 딥 드림(Deep Dream)의 알고리즘을 활용해 컴퓨터와 인간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하싯 아그라왈의 ‘탄뎀’(Tandem), 과학철학자들이 저술한 30만개 문장을 학습한 기계가 기술에 대한 새로운 문장을 생성하는 양민하의 학습 알고리즘 작업 ‘해체된 사유와 나열된 언어’ 등이 첫선을 보인다.

추상적으로 존재하는 인간의 ‘감정’을 공장에서 나온 ‘제품’처럼 보여주는 작품 ‘브레인 팩토리’. 화면에 나오는 단어를 응시할 때 뇌파를 측정해 이를 3D프린터로 제작한다.
아트센터 나비 제공
전시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디어 아티스트 신승백·김용훈 작가는 ‘동물 분류기’를 통해 AI 연구에서 중요한 키워드인 ‘분류’의 자의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동물 분류기’는 아르헨티나 소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에세이 ‘존 윌킨스의 분석적 언어’에서 ‘중국의 어떤 백과사전’에 쓰여 있다는 독특한 동물 분류법 14가지를 이용해 제작됐다. ‘황제의 소유인 것’, ‘방부처리 된 것’, ‘상상의 것’ 등 분류 기준에 따라 AI ‘동물 분류기’는 사진공유 사이트 플리커의 10만개 동물 이미지를 14개의 모니터를 통해 보여준다. 이 작업물은 ‘분류의 행위 중 자의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는 보르헤스의 주장과 맞물려 인간의 모호한 세계 인식과 AI 기술이 풀어야 할 난제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컴퓨터와 인간이 함께 그림을 그리는 하싯 아그라왈의 ‘탄뎀’(Tandem).
프랑스의 뉴미디어아트 선구자 모리스 베나윤이 토비아스 클랭, 장 밥티스트바리에와 함께 작업한 ‘브레인 팩토리’는 인간의 추상적 ‘감정’을 마치 공장에서 나온 ‘제품’처럼 보여주는 작품이다. 관객이 의자에 앉아 사랑, 욕망, 고통 등 감정이나 의식과 연관된 단어들을 응시하면 뇌파를 측정하는 헤드셋으로 데이터가 수집된다. 이어 뇌파 데이터는 3차원 형태로 변환되고 3D 프린터로 출력된다. 보이지 않는 감정을 데이터로 변환·시각화하는 일련의 과정은 인공지능 시대에 감정의 본연성과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아트테크놀로지 전공자이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이기도 한 아트센터 나비의 노소영 관장은 인간과 AI의 관계를 부모와 아이에 빗대어 설명했다.

“AI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만든 아기(Baby)”라며 “AI가 엄청난 능력을 지녔지만, 홀로 결정을 내릴 수 없고, 옳고 그름에 대한 사리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점에서 아기나 마찬가지다.”

그는 “AI라는 아기에게 좋은 양식(데이터)을 주고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관찰하고 윤리교육을 해야 한다”며 “AI에게는 아직도 인간이 필요하고 앞으로 더 인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인간의 감정은 무엇인가’ ‘대체 인간은 무엇인가’ ‘제대로 공감하고 있는가’ 등 인간성 자체에 대한 강력한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노 관장은 “인공지능시대에는 내 감정을 잘 알아차리는 교육이 더 절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혁신적인 학교로 꼽히는 ‘칸아카데미’나 ‘아트스쿨’의 명상 수업에서 오장육부를 통해 감정을 느끼는 교육을 하고 있다”며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알아차려야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AI의 과제이기도 하다.

편완식 미술전문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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