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환 조각가(왼쪽)가 응원차 작업실에 들른 어머니와 전시얘기를 나누고 있다. |
"재환이가 초등학교 5학년때 내게 스크렙한 신문기사 하나를 내밀었어요. 청각장애가 있는 운보 김기창화백의 기사였어요. 자기와 닮았다며 자기도 화가가 되겠다는 거에요.“
손 대표는 아이의 손을 잡고 생전의 운보선생을 찾아가 뵙기도 했다. 운보 초대전도 열며 아이에게 멘토를 만들어 주었다. 신 작가는 처음엔 동양화를 배웠지만 성장하면서 조각에 더 관심을 보였다. 이번엔 어머니 손대표는 ‘돌조각의 대부’ 전뢰진 선생 문하로 아들을 이끌었고 7년간 조각을 익혔다. 돌조각은 망치로 3년을 쳐야 자기손을 안친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다.
둥지 시리즈 |
손은 사람에게 가장 예민한 또다른 감각기관이란 말이 있다. 가장 다양한 표정과 음성을 가진 손으로 신 작가는 일반인들이 다다를 수 없는 장애 너머의 세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은 공평하다고 했다. 신 작가는 장애가 주는 또 다른 깊이를 깨닫고 자유자재의 경지에서 사랑, 행복, 가정의 평범한 일상을 돌에 되살려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돌을 밀가루 반죽하듯 유연하고 감각적으로 버무린다.
신 작가는 “그동안 살아온 기적과 앞으로 살아갈 기적을 꿈꾸며 이태백이 산수 환경과 공간 환경을 시로 읊듯 현대인의 행복을 돌에 새겨 나갈 것”이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편완식 선임기자 wansi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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