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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뜻밖의 불청객… 식중독·가와사키병

입력 : 2016-12-04 20:38:04 수정 : 2016-12-04 20: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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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식중독 노로바이러스/추위 강하고 전염력 강해/수산물 되도록 익혀 먹고/손 철저히 씻어 예방 최선/소아 잘 걸리는 가와사키병/발열·발진·눈 충혈 등 증상/연간 5000명 발병… 증가세
합병증 있어 조기치료
수도권에 위치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45)씨는 며칠 전 직장 동료와 함께한 저녁식사 이후 심한 복통에 시달렸다. 회사에 겨우 출근했지만 하루종일 화장실을 오가고, 앉은 자리에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기도 했다.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던 그는 결국 가까운 병원을 찾았고, 식중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식중독은 여름철에 유행하는 질병으로 알고 있던 김씨는 뒤늦게서야 며칠 전 회식 자리에서 먹은 생굴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씨처럼 추운 겨울은 식중독에서 안전한 계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겨울도 식중독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1∼2015년 5년간 국내에서 평균 1306명의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하는 11월에 131명, 12월 205명, 1월 158명, 2월 117명이 발생하는 등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이 11∼2월에 집중됐다.

식중독의 주요 증상은 음식물 섭취 후 24∼48시간 이후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근육통, 발열 등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식중독의 흔한 원인은 세균성으로 병원성 대장균, 살모넬라균, 장염비브리오균 등이다. 바이러스성으로는 노로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겨울 식중독의 주요 원인인 노로바이러스는 다양한 환경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영하 20도에서도 장기간 생존할 수 있어서 단순히 기온이 낮아졌다는 이유로 식중독에서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에 가깝다. 또 사람과 사람 간에 전염성이 있고, 주로 익히지 않은 조개류·채소·과일 등을 먹고 감염이 된다. 소량을 먹어도 식중독을 일으킬 정도로 치명적이다. 노로바이러스는 피부 부착력이 강해 환자의 침, 분변을 직접 만지거나 음식물을 조리하는 과정을 통해서, 환자가 만진 손잡이를 잡아도 감염될 수 있어 손을 철저히 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구토와 설사 등 증상으로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의사의 지시를 따르고, 화장실, 변기, 문 손잡이 등을 40배 정도 희석한 가정용 염소 소독제를 이용해 소독하는 것이 좋다. 굴 등 수산물은 되도록 익혀 먹고 지하수는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열에 강하기 때문에 조리 음식은 중심온도 85도에서 1분 이상에서 익혀야 한다.

임종필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재료나 조리된 음식물은 겨울철이라도 원인균이 증식할 수 없도록 냉장 또는 온장 보관해야 한다”며 “특히 겨울철 집단 식중독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집단급식소나 음식점에서 철저히 식품, 개인, 그리고 주방 위생관리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외에도 소아 가와사키병 역시 겨울철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가와사키병은 1967년 일본 의사 가와사키가 처음 보고한 급성 열성 혈관염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때문에 진단과 함께 치료에 들어가 심장 합병증을 줄이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으로 아직까지 특별한 예방법이 없다. 

생후 15개월된 김모군 역시 최근 가와사키병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닷새 전부터 양쪽 눈의 흰자위가 붉게 충혈되고 열이 지속되는 것은 물론 입술이 붉어졌기 때문이다. 또 온몸에 붉은 발진까지 생겼다. 김군의 부모는 아이의 증상이 며칠이 지나도 가라앉지 않자 근처 병원을 찾았고, ‘가와사키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가와사키병은 5세 이하 소아에게 흔히 발생하는 질환으로, 소아청소년에게 발생하는 후천성 심장병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조기에 증상을 발견해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잘 치료가 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심하게 굵어지는 거대 관상동맥류 합병증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관상동맥 합병증을 가진 환자 중 일부는 심근경색, 심하면 돌연사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매년 국내에서 10여명의 소아 및 청소년이 지름 8㎜ 이상의 거대 관상동맥류 합병증을 보이고 있다. 

대한가와사키병학회가 2012∼2014년까지 전국 120여개 가와사키병을 치료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역학조사 결과 매년 5000명 정도의 소아청소년이 가와사키병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5세 이하 소아 10만명당 가와사키병 살생률이 194.7명에 이르기도 했다. 이 수치는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매년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가와사키병은 또 사계절 중 겨울철에 발생률이 가장 컸다. 겨울철은 감염성 질환이 특히 자주 발생하는 계절인 데다 초기 증상이 다른 질환과 비슷한 가와사키병의 경우 진단이 늦어질 수 있어 5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의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열이 사나흘 이상 길게 지속되거나 양쪽 눈 흰자위가 충혈될 경우, 온몸에 붉은 발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경우 가까운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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