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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유


휴일이 오면 가자고 했다.

휴일은 오고 있었다. 휴일이 오는 동안 너는 오고 있지 않았다. 네가 오고 있지 않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지 모르는 채로 오고 있는 휴일과 오고 있지 않는 너 사이로

풀이 자랐다. 풀이 자라는 걸 알려면 풀을 안 보면 된다. 다음 날엔 바람이 불었다. 풀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알게 된다. 내가 알게 된 것을

모르지 않는 네가

왔다가 갔다는 걸 이해하기 위해 태양은 구름 사이로 숨지 않았고 더운 날이 계속되었다. 휴일이 오는 동안

-‘2017 제62회 현대문학상 수상시집’(현대문학)에서

◆임승유 시인 약력

△1973년 충북 괴산 출생 △2011년 ‘문학과사회’로 등단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김준성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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