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콜 前독일 총리 아들 "어머니 자살은 메르켈 배신 탓 커"

입력 : 2017-02-23 16:00:47 수정 : 2017-02-23 16:00:4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권력투쟁 빠진 메르켈이 희귀병 앓는 친구 외면했다" 비난 헬무트 콜 전(前) 독일 총리의 아들이 자신의 모친 자살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배신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주장하며 메르켈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콜 전 총리의 아들 발터 콜은 독일 시사지 차이트 마가친 온라인판에 22일(현지시간) 실린 인터뷰에서 자신의 모친 한네로어의 죽음에는 이른바 '콜 정치비자금 추문' 당시 "메르켈의 정치적 행동들에 느낀 배신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2012년 9월 28일 독일 기독교민주당 정치재단인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이 베를린 역사박물관에서 연 헬무트 콜의 총리 취임 30주년 기념식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콜 전 총리에게 `통일 총리 콜`을 기념해 발행된 우표가 담긴 앨범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노련한 정치인 메르켈은 자신의 행동이 콜 전 총리 뿐 아니라 우리 어머니와 가족도 타격할 것이라는 점과 어머니가 빛알레르기를 심하게 앓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적어도 가족만큼은 보호해줘야 한다는 점을 당 안팎에 전혀 요청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의 어머니와 메르켈이 오랜 친구 사이였기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점에서 당시 메르켈의 행동이 '추잡한 것'이었다고까지 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 행동 역시 비자금사건의 파문을 더 확산시켰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모친 죽음과 관련해 "훨씬 더 근본적인 것은 당내 권력투쟁 과정에서의 메르켈의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콜 전 총리는 여러 압박에도 불구하고 비자금 출처 등을 밝히는 것은 기민당에 해롭다고 입장을 고수하고 지금까지도 여기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다.

1973~1998년 중도보수 기민당 당수였으며 1982년 총리에 오른 콜은 동서독이 통일되던 1990년을 포함해 1998년까지 16년간 최장수 총리를 지냈다.
독일 루트비히스하펜에 있는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의 부인 한네로어 콜의 묘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민당의 대부였던 그는 동독 과학자 출신 정치초보자 메르켈을 발탁하고 고속성장을 도와 메르켈은 콜의 '정치적 양녀'로 통했다.

그러나 1998년말 비자금 스캔들이 터졌을 때 메르켈 사무총장은 콜을 비판하면서 "기민당은 콜 없이걷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압박했다. 이후 콜은 정계에서 퇴장해야 했고, 메르켈은 2000년 기민당 당수 자리에 오르고 2005년부터는 줄곧 총리를 지내고 있다.

콜 전 총리의 부인 한네로어가 2001년 우울증으로 자살한 데에는 콜이 비자금 사건으로 당면한 정치적 위기 상황 때문에 베를린에 머무느라 빛과민증이라는 희귀질환을 앓으며 고향에 홀로 남은 부인을 돌보지 않은 탓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콜 전 총리의 아들 발터 콜과의 인터뷰를 실은 독일 시사지 차이트마가친 온라인판에서 화면 캡처.

발터 씨는 이 인터뷰에서 아버지 콜 전 총리가 메르켈의 난민정책을 가장 비판하는 빅토르 오르반 총리를 지난해 만난 것은 실책이라고 지적하며 "과거의 헬무트 콜 같으면 결코 오르반과 같은 독재자를 환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터 씨 형제는 모친 사망 이후 아버지와의 관계를 끊었으며, 아버지를 냉정한 사람으로 묘사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올해 87세인 콜 전 총리는 2008년 계단에서 넘어져 뇌진탕을 겪은 이후 휠체어에 의지해 지내왔으며 2015년 6월 한때 위독했으나 이후 회복돼 간간이 언론과 인터뷰도 하고 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정은채 '반가운 손 인사'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