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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협상 때마다 習 찾은 金 … 우군 확보로 협상력 강화 포석

입력 : 2018-06-19 18:37:50 수정 : 2018-06-19 23: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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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방문 배경·의미 / 3월 방중 때보다 규모 더 커져 / 金 옆에 여성… 리설주 동행한 듯 / 김정은, 美 견제 불구 공조 공들여 / 시진핑은 한반도에 영향력 명분 / 金, 북·미 협상 과정 태도 변화 땐 美·中간 외교 갈등 부를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지난 5월 8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마주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베이징에서 가진 3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돈독한 결속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실현,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체제 건설이라는 공동 인식을 달성하고 성과를 거둔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북한이) 북·중 양당과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고도로 중시함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또 “불과 3개월 만에 김 위원장과 세 차례 회담을 통해 양당이 양국 관계 발전의 방향을 제시했고 북·중 관계 개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후원자역’을 자임했다. 이어 “북한이 경제 건설로의 전환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북한의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지지하며 북한이 자국 국정에 부합하는 발전의 길로 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은 우리의 위대한 우호 이웃 국가이고 시 주석은 존경하고 믿음직한 위대한 지도자”라며 “시 주석이 보내준 우의와 지지에 감사한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북한 노동당 전체와 인민을 잘 이끌어 시 주석과 달성한 공동 인식을 이행하고 북·중 관계를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국제사회의 기대대로 적극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북한은 중국 측이 한반도 비핵화 추진, 한반도 평화 및 안정 수호 방면에서 보여준 역할에 감사하고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손잡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중국을 전격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말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악수했고(왼쪽 사진), 지난 5월 방중 당시에는 다롄 해변을 함께 걷는 등 최근 석 달 새 시 주석을 세 차례 만났다.
연합뉴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북·중 관계 발전을 더욱 공고히 유지하고 한반도 평화 및 안정 추세가 발전하는 방향으로 함께 노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남북한과 미국이 주도하는 비핵화 이행 등의 논의과정에서 중국이 북한을 등에 업고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에는 다양한 외교·안보적 포석이 깔려 있다. 미국과의 협상을 앞둔 중국과의 공조, 대북제재 완화와 북·중 경제협력 외에도 ‘정상국가’ 이미지 제고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CCTV는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3차 방중 사실과 일정을 일찍 공개했다. 회담이 열린 인민대회당에서는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나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를 맞았다. 인민대회당 실내에서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함께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도 공개됐다. 실내 환영 의식에는 양국 국가가 연주되고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함께 중국군 3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회담 후엔 시 주석 부부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이 열렸고 양국 정상 부부는 만찬 공연 등을 함께 관람했다. 이번 북한 방중단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 등 최고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세번째 중국 방문에 나선 가운데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국빈터미널에서 북한 고위급 전용차량으로 보이는 차량이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댜오위타이로 들어가는 김정은 차량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 것으로 보이는 차량이 중국 베이징의 영빈관인 댜오위타이로 들어가고 있다. 차량 측면에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을 의미하는 금색 휘장이 보인다.
베이징=AP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시 주석과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한반도 문제에 중국 개입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는 대신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중국 지지를 약속받는 등 미국과 협상에 앞서 우군 확보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방중단에 지난달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둘러 본 박태성 부위원장이 포함된 것으로 미뤄 북·중 경협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두 차례 방중 이후 북한이 북·미 협상 과정에서 태도 변화를 보이며 회담 자체가 어려워졌던 전례가 있었던 만큼 이번 북·중 정상의 회동이 향후 정세 전개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 중국 전문가는 “방중 후 또다시 북한이 북·미 협상에서 태도 변화를 보일 경우 미·중 간 외교 갈등이 커지고 한·중 간 갈등마저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오전 베이징 시내에서는 공안들의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인민대회당을 중심으로 하는 톈안먼 광장에는 100m에 1대씩 무장 경찰차가 배치됐고 경찰관들이 도열해 물샐틈없는 경비를 펼쳤다. 앞서 공항에선 김 위원장이 전용기인 ‘참매 1호’에서 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급승용차 10여대와 미니버스 10여대, 구급 차량 등도 포착되는 등 지난 3월 방중 때보다 훨씬 더 커진 규모라는 분석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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