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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뚱뚱해!…‘비만 염려증’ 위험수위

입력 : 2010-08-19 17:22:00 수정 : 2010-08-19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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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생 ‘정상’ 男 30%·女 40% ‘과체중’ 인식
다이어트 강박감 등 시달려 영양 불균형 우려
고1 딸을 둔 송명순(44·여·수원)씨는 요즘 부쩍 딸과 다툼이 늘었다. 방학을 맞아 함께 식사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아침 저녁으로 밥을 안 먹겠다는 딸과 승강이를 벌인다.

송씨는 “딸은 어릴 때 폐렴을 앓은 적이 있고 초등학교 때 빈혈 진단도 받았을 정도로 마른 체형인데도 살이 찐다면서 밥을 안 먹으려 한다”며 “공부하기 힘들 텐데 밥까지 부실하게 먹으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딸은 딸대로 엄마의 타박에 “살찌면 왕따당하는데, 그럼 엄마가 책임질 거냐”며 얼굴을 붉힌다.

각종 성인병 등을 유발하는 비만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비만 염려증’도 위험수위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성인을 비롯해 아동·청소년 상당수가 비만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하고 있어 성장 과정에서 영양 불균형 등 후유증이 우려된다.

11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초중고생 8533명을 조사한 ‘2009 한국 아동·청소년 비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상체중인데도 스스로 ‘약간 살이 찐 편이다’고 응답한 경우는 남자 24.9%, 여자 33.5%였다.

체중이 정상이면서도 ‘매우 살이 찐 편이라고 생각한다’는 응답자 비율도 남자 2.1%, 여자 4.5%로 나타났다. 남학생 10명 중 3명, 여학생은 10명 중 4명가량이 정상 체중임을 잊은 채 비만 상태라고 여기는 셈이다.

연구원의 임희진 부연구위원은 “신문이나 방송 영향 등으로 사회적으로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실제 여학생들은 저체중으로 분류된 학생들의 외모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인식은 성인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시가 지난 4월 질병관리본부의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토대로 서울시민 2294명의 응답 내용을 분석한 결과 ‘스스로 비만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경우는 32.2%로, 실제 비만율 21.3%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사실 우리나라는 저비만 국가에 속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2009년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15세 이상 인구의 과체중 및 비만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비만율이 3.5%로 30개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성미경 교수는 “비만에 대한 걱정 때문에 성장기에 제대로 영양섭취를 안 하면 골격 성장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여성은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성적 성숙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지나친 다이어트 강박감 등에 시달리는 이들에게는 건강한 신체에 대한 바른 인식을 기를 수 있는 사회·심리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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