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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10%씩 급증
여행만족도 높지만 음식 불만 가장 높아
호텔·리조트, 본격 무슬림 입맛 잡기
전문 셰프 영입 등 할랄인증 분주
기도위치 안내·코란 제공 서비스도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의 한국 방문이 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은 종교 차이로 큰 불편을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음식 등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무슬림은 쇠고기, 닭고기 등 다른 고기도 이슬람 율법에 맞춰 조리하는 ‘할랄 음식’이어야만 먹는다. 우리 문화에선 이 같은 수요를 충족하기 쉽지 않다. 이에 국내 호텔과 리조트 업계가 무슬림을 위한 음식을 개발하며 서비스 강화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해 무슬림 유치에 나서고 있다. 


◆큰 폭으로 늘어나는 무슬림 관광객

한국관광공사와 레저업계에 따르면 작년 방한 무슬림 관광객은 98만명으로 77만명을 기록한 2015년보다 33% 증가했다. 무슬림 관광객 증가율은 작년 전체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인 30.3%보다 높다.

국가별로 보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74만명,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에서 16만명, 유럽·미주·아프리카 지역에서 8만명의 무슬림이 한국을 방문했다.

관광공사가 방한 무슬림 관광객 7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들 중 63%가 개별 관광객이었고 방문 목적은 여가·휴가(70.3%)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가장 많이 방문했던 곳(중복응답)은 서울(93.1%)이었고 가장 좋았던 관광지로는 고궁, 남이섬, 명동, 남산 등이 꼽혔다. 전반적인 여행 만족도는 5점 만점에 3.92점이었고 응답자의 72.4%가 한국을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슬림 관광객은 음식, 종교 등에서 큰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의 38.3%는 한국 여행에서 가장 개선돼야 할 점으로 ‘음식’을 꼽았다. 무슬림은 종교적으로 어긋나지 않는 할랄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에 응답자의 27.4%는 식당에 가지 않고 직접 조리해 먹거나 가공음식·자국에서 가져온 음식을 먹었다고 답했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인 음식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실제 무슬림 관광객의 한국 여행 만족도를 보면 숙박시설, 쇼핑장소, 관광지, 교통수단, 공항이용 등에 대한 만족도는 60∼70점대였지만, 음식은 46.3점, 종교활동은 16.3점으로 만족도가 매우 낮았다.

음식 중에서는 식사 장소의 청결함(64.1점), 입에 잘 맞는 정도(56.0점) 등은 점수가 높았지만, 할랄 음식점과 메뉴에 대한 만족도는 26.1점으로 매우 낮았다. 종교활동에서는 기도실 수(19.0점), 기도시설 위치(17.0점), 기도시설 내 필요한 물품(19.1점) 등 전반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할랄 음식 제공 등 서비스질 높이는 업계

호텔과 리조트 등 레저업계는 무슬림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할랄 인증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인증을 받거나, 기도 시 필요한 물품을 제공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관광공사는 관련 업계의 무슬림 관광객 유치를 돕기 위해 ‘무슬림 친화레스토랑 인증제’를 시행 중이다. 호텔과 리조트에서 자체적으로 할랄 음식을 판매 및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기관에서 관련 인증제를 운영해 무슬림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심사를 통과한 업계 레스토랑은 분류 기준에 따라 총 4단계로 인증마크를 부여받는다. 우선 한국이슬람교 중앙회(RMA) 인증을 받은 ‘할랄 인증’은 할랄 인증 재료를 사용하며, 무슬림 셰프가 있고, 알코올 음료 판매를 하지 않는 곳에 부여한다. 이어 ‘무슬림 자가 인증’은 할랄 인증 식재료를 사용하고, 관련 메뉴를 상시 판매하는 곳에 부여한다. 또 ‘무슬림 프렌들리’는 할랄 인증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곳에, ‘포크 프리’는 돼지고기 음식을 사용하지 않는 업장에 부여한다. 한국관광공사는 단계별로 인증 받은 업계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인증 마크 부여 및 홍보 등을 시행한다.

관광공사 인증을 받은 대표적인 곳을 보면 더 플라자는 호텔 내 위치한 세븐스퀘어, 도원, 무라사키 등 모든 레스토랑이 할랄 인증을 획득하였다. 특히 더 플라자는 객실 투숙고객 및 연회 진행 고객에게도 기도 위치 제시, 코란 제공 등의 서비스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롯데호텔서울도 피에르가니에르, 도림, 모모야마, 무궁화, 페닌슐라 등 모든 레스토랑이 할랄 인증을 획득했다. 판매 중인 모든 메뉴가 할랄 인증을 받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무슬림 메뉴로 제공 가능하다. 여의도의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서울의 레스토랑 파크카페도 무슬림 전용 세트 메뉴를 판매 중이다. 강남의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의 패밀리아는 할랄 인증받은 고기를 사용한 총 10가지의 단품 할랄 메뉴를 판매하고, 롯데호텔월드의 도림도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에 인증을 받았다.

대명리조트의 비발디파크는 지난해 10월 국내 리조트 중 최초로 리조트 내 쉐누, 미채원, 향토, 더 파크 에비뉴, 프로방스 등 5개 레스토랑이 ‘포크프리’ 인증을 받았다. 비발디파크는 최근 무슬림이 많은 동남아시아에서 스키여행을 오는 관광객이 증가해 이에 맞춰 인증을 받았다. 외국인 무료 셔틀을 이용한 무슬림 관광객이 2016년 1726명으로 2015년 710명에 비해 243% 늘어났다. 또 무슬림 고객 요청 시 리조트 내 소강의장을 기도실로 제공해주고, 기도 매트 및 코란도 함께 제공한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매년 10% 이상 늘고 있는 무슬림 고객을 호텔로 유치하기 위해 인증제를 신청했다”며 “무슬림 관광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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