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와 영상의학과 안성준 교수는 주요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 34명의 대뇌 회백질 부피 변화를 관찰한 결과 어린 시절에 학대 경험이 있는 환자가 감정 조절에 더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어린 시절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주요 우울장애 환자 23명은 학대 경험이 없는 환자 11명에 비해 오른쪽 안와전두엽의 부피가 감소돼 있었다.
안와전두엽은 감정 및 충동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다.
연구팀은 또 주요 우울장애 환자 전체와 정상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안와전두엽 부피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우울증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인 주요우울장애는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가 한 번쯤 경험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다.
석정호 교수는 “주요우울장애 환자가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대뇌 안와전두엽의 부피 감소가 영향을 미치는데 어린 시절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부피 감소가 더 두드러졌다”면서 “아동학대 경험이 감정조절의 어려움을 더욱 심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아동학대의 영향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국가, 사회적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정신의학(BMC Psychiatry)’에 게재됐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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