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왼쪽)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9일 경기 안양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경기도당 필승결의대회에서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스1 |
먼저 칼을 뽑아 든 쪽은 한국당 홍준표 대표이다. 홍 대표는 지난 9일 ‘경기 필승결의대회’에서 이 후보의 선거 단골 의혹인 ‘형수 욕설’을 꺼내 들었다. 홍 대표는 “(남북문제와 관련해 최근) 나보고 막말을 한다고 하는데, 이 후보는 막말에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때 ‘전해철 의원이 (후보가) 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마침 우리한테 제일 유리한 그 쌍욕하는 사람이 됐다. 그 후보가 되는 순간 ‘경기도는 남경필이 또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형수 욕설 녹음파일을) 유세장에 들고 오면 경기도민들이 절대로 이 후보 못 찍는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2018 지방선거 공천자 연수’ 행사에서도 이 후보를 향해 “도대체 그런 사람이 경기도지사가 될 자격이 있다고 보느냐”며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이 후보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무대응 전략’으로 홍 대표의 이슈화 노림수를 무산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민주당 송기헌 법률지원단장도 홍 대표의 ‘음성파일 공개’ 공약과 관련해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당에서 (해당 음성파일을) 틀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대응 방향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
홍 대표는 이에 다시금 이 후보를 저격했다. 11일 ‘대구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한 홍 대표는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음성파일을 유세장에서 공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는 “(음성파일 공개에) 가처분 신청이 들어오면 어찌하느냐고 하길래, (관련)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계속 틀면 그것이 화제가 돼 도민들이 다 알게 된다”며 “그러니까 가처분이 어떻게 되든 말든 상관없이 (유세) 시작할 때 (음성파일을) 모든 유세차에 다 틀라고 했다. 그러면 (한국당 후보가) 연설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네거티브 전략에 거리를 두던 남 후보도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상식 이하의 인격을 가진 이 후보를 선거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 후보를 바꿔달라”고 말하며 ‘형수 욕설 띄우기’에 가세했다.
이 후보는 이에 13∼14일 페이스북에 “홍 대표와 남 후보가 저의 아픈 가족사에 대해 비방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이유를 막론하고 폭언을 다시 한 번 더 사과드린다”면서도 음성파일을 공개할 시 후보 비방에 해당하므로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 “남경필, 지더라도 자존감 지켜라”
민주당도 14일 이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효은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남 후보를 향해 “남의 당 후보를 교체하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나?”라며 “5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라는 (남 후보의) 화려한 경력이 네거티브로 인해 초라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페이스북 캡처. |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 |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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